새해 담배가격 인상/사진제공=뉴스1
새해 담배가격 인상/사진제공=뉴스1

‘담배값 인상’

을미년 새해 첫날인 지난 1일부터 담뱃값이 2000원 인상됐다. 이에 대한 부작용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우선 담배를 판매하는 편의점 주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담뱃값이 인상됨에 따라 판매량이 절반가량으로 반토막 난 반면 담배 판매를 통한 마진률은 기존 10%에서 최대 7.5%까지 낮춰졌기 때문이다.


흡연가들의 입장에서도 불만은 속출하고 있다. 담뱃값이 인상되기 전인 지난해 담배를 미리 ‘사재기’한 이들이 중고사이트를 통해 마진을 더해 판매하고 있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구입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것. 이밖에 담배를 판매하는 편의점에서 담뱃값 인상 소식을 처음 접한 행인과의 시비가 반복되는 등 각종 부작용이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다.

◆담배 판매, 마진률 떨어지고 판매량 ‘반토막’ …판매자 ‘울상’

담뱃값이 오르자마자 편의점 주들의 근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담배를 판매함으로써 남길 수 있는 마진률이 떨어지며 판매량도 반토막나는 이중고에 처했기 때문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 KT&G는 기존 10%였던 소매점의 마진율을 저가 담배(인상 전 2500원 미만)의 경우 7.5%까지 낮췄다. 중가담배(인상 전 2500∼2800원대)의 소매점 마진율 역시 9.5%로 소폭 낮아진다. 다만 고가담배(인상 전 3000원 이상)는 현재의 10% 마진율이 유지된다.

예컨대 지난해 2000원이던 ‘디스’의 경우 10%의 마진율을 적용하면 소매점 이윤은 200원이었다. 그러나 올해 인상된 4000원의 가격에 새 마진율 7.5%를 적용하면 300원의 이윤이 남아 마진의 절대적 크기는 늘어난 것이다.

단순하게 계산해봤을 때는 오히려 마진의 절대적 크기가 늘어났기 때문에 담배 판매업자들에게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새해 첫날 담뱃값 인상됨에 따라 담배 구매자가 반토막나고 판매 수입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다.

A편의점의 지난 1일 담배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58.3% 감소했다. B편의점도 54%의 감소율을 보였으며 C편의점의 감소율은 36.4%로 많게는 50%를 넘어서는 감소율을 보이고 있었다. 이 감소율은 담뱃값 인상이 예정되며 담배 사재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지난달 말에 비교하면 더욱 확연하게 들어난다. 12월 31일과 비교해 1월 1일의 판매량 감소율은 A편의점 78%, B편의점 78%, C편의점 62%였다.

서울시 금천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이 김모씨(56)는 “담배는 단순히 한 값을 팔았을 때 남는 마진이 높지 않지만 워낙에 판매량이 많아 수입에 중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담배 판매를 통한 마진이 떨어진 동시에 담배를 찾는 흡연자들마저 줄어들어 매우 좋지않은 상황에 처했다”고 하소연했다.

◆ ‘담배 10갑 4만원 팔아요’ 중고판매 등장

담뱃값이 오르자 미리 사재기해둔 담배에 마진을 더해 판매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가격인상이 단행된 직후인 지난 1일 새벽부터 온라인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는 담배를 판매한다는 글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한 판매자는 새벽 1시26분 '말보루 레드 열 갑 4만원에 팝니다'라는 제목의 판매글을 올렸다. 이에 일부 이용자들이 "개인의 담배 거래는 불법 아니냐"는 우려 섞인 댓글을 남겼지만, 오후 3시40분 현재 글은 여전히 게재돼 있다. 몇몇 판매자들은 물건을 판매한다는 글에 "저도 담배 팝니다" 등의 댓글을 달며 덩달아 판매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흡연자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담뱃값 인상 소식을 접한 직후 사재기를 통해 이윤을 남기는 이들이 나타나자 결국 위법을 하지 않은 이들만 호구가 된 게 아니냐는 것.

한 흡연자는 “주변에서 담뱃값 인상 소식을 듣고 담배 사재기하는 이들을 몇몇 봤다”며 “이에 나 역시도 사재기를 할까 생각해봤지만 위법의 느낌이 강하게 들어 포기했다. 하지만 올해 이렇게 사재기를 통해 돈까지 버는 이들을 보니 법을 지키는게 아무 소용없다는 회의감이 든다”고 밝혔다.

◆편의점 시비도 ‘속출’

급기야 담뱃값 인상을 두고 편의점 시비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2월 22일 새벽 서울 강북구의 한 편의점에서는 술에 취한 한 40대 남성이 판매 중인 담배가 다 떨어졌다는 이유로 편의점 직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또한 지난 12월 28일에는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한 편의점에서 종업원에게 “왜 나에게는 담배를 팔지 않느냐”고 따지며 욕설을 퍼붓는 등 20여분 간 소란을 피운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행패를 부린 남모(35)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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