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주조 판매업체에 가상화폐 기념주화가 쌓여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서울 성북구 주조 판매업체에 가상화폐 기념주화가 쌓여 있다./사진=임한별 기자
최근 시중은행 영업점에 '중국인의 송금을 거절하라'는 공문이 내려졌다. 국내 암호화폐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하자 '환치기'로 의심되는 송금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인들의 비트코인 환치기로 의심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외국환거래법상 사유를 소명하지 않아도 되는 해외송금액은 연 5만달러(약 5583만원)다. 시중은행에선 기존 은행과 거래 내역이 전혀 없는 중국인들이 출처나 용도가 확인되지 않은 자금을 송금해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다. 


환치기(불법 외환거래)는 통화가 다른 두 나라에 각각의 계좌를 만든 후 한 국가의 계좌에 입금하고 다른 국가에서 해당 국가의 환율에 따라 현지화폐로 인출하는 수법이다. 

예를 들어 한국과 중국에 계좌를 만든 후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은 채 한국에서 원화로 송금하고 중국에서 위안화로 인출하는 식이다. 외환당국의 감시를 피해 환수수료도 없이 사적으로 외환을 거래하는 수법으로 국부 유출로 간주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이들이 중국에서 위안화로 비트코인을 구매하고 국내 거래소로 전송 수수료만 부담한 후 국내에서 비트코인을 판매해 차익과 함께 중국으로 다시 보내고 있는 구조로 보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리는 가상화폐 투자로 인한 송금 사례가 늘고 있는 것 같다"며 "해외송금 시 금액에 상관없이 거래 목적과 송금 사유에 대한 확인 의무를 철저히 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암호화폐시장은 비트코인 가격이 외국 거래소의 가격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이 지속되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 비교 사이트인 'scolkg.com'에 따르면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의 비트코인 가격차(김치 프리미엄)는 지난 9일 오전 3시 기준으로 약 15%(993만원)다. 업비트의 비트코인 1개당 거래가가 바이낸스보다 993만원 비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김치 프리미엄이 치솟아 격차를 좁히는 과정에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