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관리도 즐겁고 행복하게 하자는 MZ세대의 문화 '헬시플레저'가 2022년 트렌드로 떠오른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
퍽퍽한 닭가슴살에 쓴 야채를 삼키는 다이어트는 촌스럽다. 이제는 먹고 싶은 것을 먹으면서 다이어트하는 '즐거운 건강관리'가 MZ세대(1981~1995년 출생한 밀레니얼(M) 세대와 1996~2010년 출생한 Z세대를 통칭)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같은 MZ세대의 문화가 반영된 용어가 '헬시플레저'다.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는 '건강한'(Healthy)과 '기쁨'(Pleasure)의 합성어로 건강관리도 즐겁고 편리하게 하자는 MZ세대의 새로운 문화를 뜻한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헬시플레저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분야에서도 주목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집콕하면서 뭐하지?"… 코로나19 이후 트렌드 '헬시플레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강의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MZ세대는 행복하고 즐겁게 자신을 관리한다. 사진은 문모씨(여‧25)가 운동을 하기 위해 필라테스장을 찾은 모습. /사진=서지은 기자 |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가족부가 지난 2020년 만 9~24세와 그 양육자를 대상으로 5078가구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가장 걱정되는 것'이라는 질문에 '감염위험과 건강상의 문제'가 40.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재정적 어려움 25.7% ▲교육 훈련 지연과 중단 17.6% ▲여가생활 및 대인관계의 어려움 7.3% 등이 뒤를 이었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연스레 헬시플레저라는 트렌드가 생겨났다고 밝혔다. 특히 '재미'와 '행복'을 추구하는 MZ세대는 건강관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 노력한다.
1년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는 문모씨(여‧25)는 "코로나19로 인해 밖에서 활동하는 것에 제약이 생겼다"며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이를 채우기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체력이 떨어지니 무엇을 해도 금방 지치고 힘들어졌다"며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건강이 필수라고 생각해 꾸준히 운동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즐겁게 운동하기 위한 방법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을 꼽았다. 문씨는 "즐겁게 운동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며 "'오하운'(오늘 하루 운동)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나의 운동 기록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자극을 얻는다"고 전했다.
해당 챌린지는 인스타그램에 오늘 하루 운동의 줄임말인 ’오하운‘을 해시태그하고 자신의 하루 건강관리 루틴을 게시하는 문화다. 이처럼 MZ세대는 건강을 자신의 행복과 즐거움에 초점을 두고 관리한다.
"맛있는 다이어트가 대세"
| MZ세대는 자신의 건강을 생각해 다양한 영양제를 챙겨먹는다. 사진은 직장인 김모씨(남‧26)가 챙겨먹는다고 밝힌 영양제와 홍삼. /사진=서지은 기자 |
책 '2022년 트렌드 코리아'에서 트렌드 분석 실무를 담당했던 이수진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 분석센터 연구위원은 "MZ세대가 건강에 관심을 쏟는다는 것은 영양제 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봐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존에 영양제 시장 소비자 인터뷰를 했을 때 50~60대가 대다수였다"며 "그러나 과거 '철도 씹어먹는 나이'라고 규정된 2030세대가 이제는 홍삼부터 다양한 영양제까지 챙겨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 김모씨(남‧26)는 "매일 홍삼, 종합비타민, 유산균 등을 꼭 챙겨먹는다"고 밝혔다. 그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피곤함도 많이 느끼고 운동할 시간이 부족해졌다"며 "건강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몸에 좋다는 영양제를 챙겨먹게 됐다"고 밝혔다.
칼로리가 적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MZ세대의 문화다. 강씨는 "지난달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하겠다고 마음 먹었지만 좋아하는 음식을 무작정 끊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대안으로 닭가슴살 스테이크나 프로틴빵 같은 맛있지만 부담이 적은 음식을 찾아 구매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운동을 병행하니 목표했던 몸무게까지 뺄 수 있었다"며 "특히 체력까지 좋아져 하루하루 가벼운 마음이다"고 말했다.
진지한 '심리상담'은 옛말… "멘탈관리도 즐겁고 가볍게"
| 불멍, 심리테스트 등 즐겁게 멘탈관리를 하는 문화도 헬시플레저의 한 부분이다. 사진은 인스타그램에 ‘불멍’을 검색하며 나오는 게시물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즐겁게 멘탈 관리하기'도 헬시플레저의 중요한 요소다. 정신 건강을 챙기고 싶지만 진지한 상담은 부담스러운 청년들이 재미로 보는 운세나 유튜브로 보는 타로 등 간단한 콘텐츠를 이용한다.
대학생 황모씨(여‧23)는 "유튜브 '타로호랑'을 통해 고민을 해소하고자 할 때가 있다"며 "재미로 보는 타로인데도 정말 답을 제시해주는 것 같기도 해 위로받을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넷플릭스 시리즈 '헤드스페이스 명상이 필요할 때'를 보면서 힘든 시기를 이겨낸 경험이 있다"며 "취업준비생 시절 서류부터 줄줄이 떨어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명상 콘텐츠를 보면서 아침 저녁으로 따라해 멘탈 관리를 했다"고 밝혔다.
'멍 때리기'도 신종 힐링 문화로 자리잡았다. 불멍, 물멍 등 어떤 대상에 '멍'을 붙여 아무 생각 없이 바라보는 행위가 크게 유행한다. 특히 캠프파이어 등을 하며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는 ‘불멍’이 가장 인기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에 #불멍을 검색하면 약 65만개의 게시물이 나오는 것으로도 인기를 알 수 있다.
캠핑이 취미라고 밝힌 송모씨(여‧29)는 "캠핑의 매력은 수백가지이지만 '불멍'을 즐기는 순간이 가장 특별하다"며 "아무 생각없이 불을 바라보고 있으면 생각도 비워지는 것 같고 모든 근심걱정이 태워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수진 연구위원은 "MZ세대의 기본 가치관은 즐거움"이라며 "젊은 세대는 스스로의 삶과 몸 상태에 만족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건강하게 먹고, 즐겁게 운동하고, 효율적으로 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성비 중심이었던 소비 트렌드가 '즐거움'으로 바뀌는 흐름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 연구위원은 "건강기능식품 등 건강시장에서 효능, 가성비가 핵심 가치였다면 이제는 이것과 상관없이 즐거움이 가장 중요한 트렌드가 됐다"며 "헬시플레저는 기존에 없었던 소비 문화이고 당분간 지속될 트렌드로 꼽힌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