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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미지투데이 |
① 유니폼 던지고 거침 없이 호칭 파괴… 신한은 “김 수석~” 부르고 국민은 팀장을 없앴다
② 하나·우리금융, 넥타이 던지고 메타버스 실험 '한창'
③ 금융권 '권위' 사라지니 "효과 있다" VS "변화 없다"
보수적이라고 소문난 금융권이 호칭·직급파괴를 통해 수평적 조직문화 형성에 나섰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 초∼2000년대 출생)가 금융 시장의 주축이 된 흐름과 맞물려 효율적인 의사 결정과 빠른 실행력이 담보되지 않으면 디지털 시대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변화를 추동했다.
반면 조직문화 개선 의지, 이를 구현하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 없이 겉치레 개혁으로는 기대하는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사들이 호칭·직급을 파괴하는 건 기존 수직적인 위계구조에서 일 중심의 수평적 문화로 변모하기 위한 조치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사들의 조직 유연화가 가능해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등 정보통신기술에 기반 한 기업들과 경쟁에서 이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금융사들이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문화에서 수평적이고 유연한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직장 상사의 눈치를 볼 가능성이 낮아져 자신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고 이것이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급이 줄어드는 건 그만큼 보고체계가 간편해진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업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호칭·직급 직급파괴가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인 역량을 앞세운 시스템이 조직 간, 구성원 간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평적인 조직문화 전환이라는 ‘선의’가 오히려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무늬만 바뀐 채 실제적인 변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호칭과 직급체계가 변했지만 업무 체계가 달라지지 않으면서 조직문화 변화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사 실험이 실질적 혁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직급 호칭파괴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며 창조적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조직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정비하고 그에 맞는 평가와 보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험권 한 관계자는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수단 뿐 아니라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최고 경영진 등 고위 임원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호칭 변화를 시도해도 내부에서 동참하지 않는다면 제도 변화에 한계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