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시 생폐물수집운반대행업체 운반차량 모습. / 사진=바른언론 경기연합
포천시 생폐물수집운반대행업체 운반차량 모습. / 사진=바른언론 경기연합
최근 한 환경미화원이 포천시청 앞에서 수년째 매일 아침 1인시위를 펼치며 생활의 어려움과 피해보상을 호소하고 있어 시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포천 환경미화원 산재로 수십억 피해보상 주장하면서 업체 측은 산업재해 악용 '생떼’라고 맞서고 있다. 합의 근거에 대한 서로의 눈높이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포천시의 생활폐기물수집대행업체인 A사 소속 노동자인 B씨(환경미화원)는 지난 2017년부터 최근까지 수년째 작업 중 허리를 다친 것에 대한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시청 앞과 관내 주요장소를 이동하며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산재사고로 대출받아 생활했는데, 대출액만 수십억…월급은 이자로 다 나가"

7일 경기 포천지역 한 생활폐기물수집대행업체 소속 환경미화원 B씨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 5일 이 업체 사장 친구의 운전미숙으로 환경미화 상차원이었던 자신이 차 위에서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져 다쳐 허리수술을 2번이나 했지만, 업체는 피해보상을 '나 몰라라' 한다는 주장이다.

B씨는 ‘입사 3년차인 2015년 11월, A사 사장의 친구인 운전원 C씨의 운전미숙으로 작업 중 청소차량에서 떨어지면서 허리를 다쳤고 이를 인정한 근로복지공단의 산재승인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A사에는 복직 및 배치전환을, 시청 측에는 환경미화원의 직접 고용 및 청소업무 직영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B씨는 “업무상 재해를 입어 평생장애(현재 장애인 신청 접수 중)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상황임에도 회사 측의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질 않고 있다"며 "업무 상 재해를 입게 되면서부터 건강을 잃은 것은 물론 이로 인해 가족 간의 불화가 끊이질 않고 이어지면서 가정은 풍비박산이 나면서 깨져버렸고, 결국 병원치료비와 행정 소송비용 등으로 인한 수십억 원에 달하는 빚만 떠안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B씨는 “업무 중에 일어난 사고로 인해 평생 씻을 수 없는 장애를 입게 된 것에 대해 A사는 물론 청소위탁업체인 A사의 업무를 관리하고 노동자의 안전을 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는 포천시청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라며 공동의 무한책임에 대한 피해배상을 요구했다.  

그는 왜 산재로 수십억 피해보상을 주장하나? 

포천 환경미화원 산재로 수십억 피해보상 주장 모습. / 사진=바른언론 경기연합
포천 환경미화원 산재로 수십억 피해보상 주장 모습. / 사진=바른언론 경기연합
하지만 B씨의 주장과 달리 A사 관계자 D씨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회사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심사과정에서 수차례 불승인됐던 B씨의 산재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왔음에도 적반하장격인 B씨의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인해 오히려 회사에서 수년째 정신적 피해를 보며 시달리고 있다"라고 일축했다.

D씨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12년 9월 입사한 이후 성실하게 맡은 바 업무를 진행했지만 불행하게도 입사 3년차인 2015년 11월 운전원 C씨의 미필적 실수로 인해 청소차량에서 떨어지면서 허리부상을 입게 됐다.

허리부상을 입은 B씨는 2-3일간 정상적인 근무를 했지만 이후 통증을 호소, 병원치료를 받던 중 불상의 지인으로부터 ‘이참에 허리를 고쳐 나오라’는 조언(?)을 들은 후 회사에 산재신청을 위한 협조를 요청, 그 절차에 관해 조언을 들은 B씨는 공단에 산재신청을 했다.

하지만 공단에서는, 심사과정에서 B씨의 허리부상 중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에 대해서는 산업재해로 일부 승인했으나, ‘신경 뿌리를 동반한 요추 기타 추간판 장애’에 대해서는 업무와 관련한 낙상사고와의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고 연속적으로 불승인을 내렸다.

이는 B씨가 A사 입사 전 이미 교통사고로 인한 상해와 다른 전기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작업 중 높이 5m의 크레인에서 떨어져 허리부상을 입었던 과거 병력이 있었던 바, A사에서의 근무 중 산업재해로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회사 측은, 산재불승인을 받은 2016년 1년 동안에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지 않고 급여를 지급한 것은 물론, 회사 비용부담으로 노무사를 선임해 산재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결국 회사의 지원과 B씨의 변호사 선임을 통해 법원에 항소한 결과 2018년 초 ‘조정권고’ 판결을 이끌어 냈고, 마침내 그해 5월 30일 불승인됐던 ‘신경 뿌리를 동반한 요추 기타 추간판 장애’에 대해 산재공단의 승인을 받았다.

회사에서 보상을 안 해준다고 하는 B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D씨는 “산재보상보험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비해 사업주가 전액 부담하는 사회보험으로 그 집행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시행하고 있다."라며 “지난 2015년 11월 5일 발생한 B씨의 산업재해와 관련한 보상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거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근로복지공단에서 진행 중인 보상은 병원 진료비인 요양급여와 B씨가 재직 시와 동일하게 받을 수 있는 급여의 70%를 휴업급여로 매월 지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공단에서 B씨에게 지급한 총 보상액은 급여와 병원비를 포함해 2억 6000만원에 달하고, 회사에서 지급한 급여 또한 1억 4000여만 원에 달한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B씨는 공단에서 지급하는 휴업급여 외 회사에서 정상근무 시 받을 수 있는 급여의 차액을 휴업급여로 매월 지급받고 있어 사실상 급여의 100%를 수령하고 있으며, 병원진료비 중 보험적용이 제한되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진료비 등 1114만5110원도 B씨에게 지급한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회사는 2017년도와 2018년 1월부터 7월까지의 급여차액 2656만1600원을 2018년 5월 30일 근로복지공단의 재해승인과 동시에 지급했어야 하나 당시 착오로 지급하지 못하다 2021년 10월 29일에서야 지급한 것에 대하여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

이에 “회사에서는 지연 지급된 급여의 보상차원으로 민법에서 규정한 연 5%의 법정이자를 적용해 금 303만8455원을 올해 3월 28일 지급했으며, 병원 진료비 중 미지급된 비급여 등도 증빙자료를 제출할 경우 자료 검토 후 회사에서 지급할 부분에 대해서는 법과 상식에 따라 보상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재해로 인해 많은 부채가 발생했다는 B씨의 주장에 대해 D씨는 “수천만 원이 들었다는 변호사 비용은 행정소송 수임료로 2건 모두 근로복지공단의 ‘재해 불승인에 대한 취소 청구 소송’으로 본사와 관련이 없는 사안이며, 국공유지인 B씨의 주택 진입도로(?) 일부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는바, 부지 매입비로 목돈이 들어갔을 것이라 추측된다"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더불어 “최근에는 고가의 승합자동차를 새로 구입했고, 처와 자녀 4명이라는 가족 구성원을 감안해 볼 때 소득에 비해서 지출요인이 많을 수밖에 없는 가계 구조임에도, 회사에서의 업무 상 재해로 인해 수십억 원의 부채가 발생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포천시 생폐물수집운반대행업체, "산업재해 악용한 ‘주객전도’는 곤란"

시청 관계자도 “약 4년간 이어지고 있는 B씨의 민원에 관련 공무원 모두가 지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라며 “그렇다고 B씨의 비상식적인 행위에 동조해 합법적 위탁업체인 A사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무리한 행정조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더욱 답답할 뿐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B씨가 관내 정치인들을 찾아가 문제해결을 위한 민원을 제기하면서부터 시작된 무리한 정치적 압박과 행정 간섭에 담당 공무원들의 피로감이 더욱 쌓이고 있다."라며 민원을 명분으로 한 정치인들의 행정 관여가 아닌 노·사·정 합의로 현재 ‘주객이 전도된 비틀어진 노사문화’의 개선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제언했다.  

A사 관계자는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은 철저하게 보호받고 보장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손해배상은 회사가 법에 어긋난 행위를 했을 경우 노동자가 입은 피해에 대해 보상을 해달라는 것인데 B씨는 자신이 입은 손해가 어떤 것이지, 또한 피해액은 얼마인지 구체적인 요구 없이 회사의 이미지만 흐리고 있어 답답할 따름이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모든 치료나 보상은 공단을 통해 받아야 하나 산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에 불합리한 압박을 가하며 생떼를 쓰고 있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위"라며 “차라리 B씨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라도 제기해 법원의 판결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제안했다.

더불어 “B씨는 산업재해 기간 중에도 교통사고 등으로 갈비뼈가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현재의 산재 연장은 회사와 무관한 것으로 판단되며, 이로 인해 최초 재해로 인한 상병의 치유가 지연되면서 결국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 기금과 회사의 손실만 가중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라고 입장을 토로했다.

한편, 이 사건에 대해 전문가에 따르면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0조의 규정에 의거 수급권자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았거나 받을 수 있으면, 보험가입자는 동일한 사유에 대해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 책임이 면제되고, 수급권자가 동일한 사유에 대해 이 법에 다른 보험급여를 받으면 보험가입자는 그 금액의 한도 내에서 ‘민법’이나 그 밖의 법령에 따른 손해배상의 책임이 면제될 수 있어 ‘B씨가 받을 수 있는 배상액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소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