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은 지역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사진은 당근마켓 앱./사진=머니투데이 DB
당근마켓은 지역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 사진은 당근마켓 앱./사진=머니투데이 DB

◆기사 게재 순서
①사내에서 동네로… 상장 기대주 당근마켓
②매출 256억·적자 352억… 당근마켓은 언제 돈 벌까
③카카오 될까?… 당근마켓이 그리는 미래는


"당근이세요?"


당근마켓에서 나온 유행어는 그 플랫폼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구글이 검색하다는 뜻의 '구글링'을 탄생시킨 것처럼 당근마켓은 중고거래라는 뜻의 '당근'을 만들어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근마켓을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알고 있다. 핵심 서비스인만큼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당근마켓이 지향하는 미래가 아닐 뿐이다.

당근마켓은 하이퍼로컬(hyperlocal·지역밀착) 플랫폼을 지향한다. 앱 역시 쇼핑이 아닌 소셜 카테고리로 등록돼 있다. 이 때문에 당근마켓의 경쟁사를 꼽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핵심 서비스인 중고거래를 놓고 보면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이 꼽힌다. 지역 커뮤니티 앱으로 보는 시선에서는 네이버 카페 등을 경쟁사로 본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당근마켓은 독특한 케이스다. 비슷한 하이퍼로컬 서비스로는 미국의 '넥스트도어'가 있는데 당근마켓과는 성격이 또 다르다. 넥스트도어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당근마켓처럼 중고거래를 기반으로 지역 내 연결을 확장해나가는 서비스는 찾기 어렵다. 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만큼 당근마켓의 미래를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으로 평가하는 측에서는 카카오, 배달의민족과 경쟁 구도를 만들기도 한다. 월간이용자수(MAU)가 1600만명에 달하고 주민과 주민뿐 아니라 주민과 기업의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이용자를 기반으로 플랫폼 기업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당근마켓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중 하나인 비즈프로필./사진제공=당근마켓
당근마켓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 중 하나인 비즈프로필./사진제공=당근마켓

앞으로 당근마켓은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까. 지난해와 올해 당근마켓이 출원한 상표를 기반으로 미래를 점쳐봤다. 당근마켓은 지난해 20개에 가까운 상표를 출원했다. 주목할 만한 상표는 ▲당근머니 ▲당근캐시 ▲당근스토어 ▲당근쇼핑 등이다.

당근머니와 당근캐시의 경우 최근 출시한 당근페이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근페이는 지난해 11월 제주 지역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지난 2월 전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자체결제·송금 서비스로 중고거래는 물론 당근마켓에 입점한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당근스토어와 당근쇼핑은 중고거래 중개를 넘어 상품 판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당근마켓은 '내근처' 등 탭에서 지역 소상공인과 주민을 연결하고 있다.

올해 새로 출원한 상표는 ▲당근클래스 ▲당근게임 ▲당근라이브 ▲당근예약 ▲당근여행 등이다. 역시 소비자와 소상공인 및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로 뻗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근마켓이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가 카카오 출신인 만큼 카카오처럼 전방위적으로 서비스를 넓힐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당근마켓은 당분간 지역 커머스 강화, 지역 상권 활성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농수산물, 신선식품 등의 지역 상권과 주민들을 긴밀하게 연결하는 로컬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부동산, 중고차, 일자리 등의 지역 기반 서비스도 한층 고도화할 계획"이라며 "청소, 반려동물, 교육, 편의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기업들과 함께 O2O(온·오프라인 연계) 영역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