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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손해보험(농협손보)이 치아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협손보는 GA(법인보험대리점)채널을 통해 판매하던 치아보험을 취급하지 않기로 했다. 농협손보는 치아보험 손해율이 100%를 넘어섰으며 차후 손해율 개선 가능성도 적다고 판단했다. 치아 치료비가 고가이면서 치료 전 치아보험에 가입한 후 보장만 받은 뒤 보험을 해지하는 가입자들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아 1개당 치료비는 평균 57만원에 육박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치과질환은 다른 질병에 비해 어느 정도 발생 여부에 대해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필요에 의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치아보험은 보험업계에서 도덕적해이가 가장 심한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이에 보험사들은 치아보험에 면책기간(보험 가입 후 보험금을 주지 않는 기간)을 3개월 이상 적용하는 중이다.
농협손보가 치아보험 판매를 중단한 이유는 무리한 판매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농협손보 치아보험의 보철치료(임플란트, 브릿지, 틀니) 가입한도는 300만원으로 다른 손해보험사들보다 100만~150만원 높다. 반면 보험료는 월 3만원 이하다. 즉 3개월 동안 9만원을 내면 300만원 상당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농협손보는 지난 2019년 치아보험 판매를 한 차례 중단한 이후 2020년 7월부터 판매 재개한 바 있다. 농협손보 입장에서는 치아보험 판매를 두 차례 중단하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변동성이 적은 보장성보험 비중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치아보험 판매에 집중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치아보장특약을 포함한 치아보험 가입자 수는 2012년 말 227만 명에서 2016년 7월 말 기준 547만 명으로 3년여의 기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치아보험은 충치에 대한 ▲충전, 크라운, 틀니, 브릿지, 임플란트 등의 보존·보철치료 ▲잇몸질환 ▲질병·재해로 인한 영구발치 등을 보장한다.
보험사에 따라 만기 축하금, 부정교합 치료 등도 보상한다. 최근엔 파노라마 촬영, 스케일링, 치조골, 구강암 등 새로운 보장이 추가되며 상품이 다양해졌다.
보장금액을 낮추고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한 '미니 치아보험', 유병자도 가입이 가능한 '간편 치아보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어린이 치아보험'으로 상품이 세분화되기도 했다. 각 보장금액은 정액으로 지급되며 상품구조는 유사한 편인데 치아검진을 조건으로 보장금액을 높일 수 있는 '진단형' 상품과 의무 고지사항만으로 간편하게 가입이 가능한 '무진단형' 상품으로 나뉜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손해율 개선 여지가 적다고 보고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