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와 토트넘의 경기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가 맞붙는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은 어느 팀이 이겨도 리그 최하 순위 우승이라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다.

맨유와 토트넘은 22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두 팀은 EPL은 물론 유럽 축구를 대표하는 '인기 팀'이다. 한국 팬들에게는 '박지성이 뛰었던 팀'과 '손흥민이 뛰는 팀'의 대결이라 더 친숙하고 흥미롭다.

그러나 두 팀의 이번 시즌 리그 성적은 이보다 더 초라할 수 없다.

맨유는 10승9무17패(승점 39)로 20개 팀 중 16위, 토트넘은 11승5무20패(승점 38)로 17위에 자리하며 간신히 강등을 면했다는 표현이 더 적확하다. 맨유는 구단 역사상 역대 최저 승점, 토트넘은 역대 최다 패배 기록이다.


보통 유럽대항전에 우승하려는 팀은 힘의 비중을 리그보다 더 쏟기 마련이지만, 현재 두 팀의 순위는 이를 감안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 ⓒ AFP=뉴스1

2009-10시즌 UEL이 처음 출범한 이래 15번의 결승전이 치러졌는데, 이중 리그 16위와 17위 간 대결은 역대 최하 순위 팀 간 대결이다.

2022-2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12위를 차지했던 세비야(스페인)가 세리에A 6위 AS로마(이탈리아)를 꺾고 우승했던 게 가장 낮은 순위였다.

그 외에 14번의 결승전에선 2010-11시즌 포르투갈 리그와 UEL '더블'을 일궜던 포르투, 2017-18시즌 프리메라리가 준우승을 했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등 우승팀은 모두 최소 리그 한 자릿수 순위를 기록했다.

이번 결승전에선 누가 이기더라도 역대 최하 순위 기록을 새로 쓴다.

리그에서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두 팀은 이번 결승전에 더 절실하게 '올인'할 수밖에 없다. 이기는 팀은 리그 부진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해 소기의 목표를 이루게 된다. 반면 진 팀은 리그 최악의 부진에 UEL마저 빈손으로 마치는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른바 '멸망전'이다.

중요한 한판을 앞두고 있지만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리그를 망친 감독이라는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이어 "EPL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UEL에서 결승에 올라 우승에 도전하는 과정은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 팬들이 그것을 왜 깎아내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UEL 결승이 그렇게 쉽다면 EPL 1·2·3위들은 왜 하지 못했나?"라며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