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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사장)가 미래 모빌리티 톱을 겨냥한 대규모 투자 전략을 내놨다. 2030년까지 77조원이 넘는 투자를 통해 18종이 넘는 친환경차 라인업 구축, 8~9%에 이르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내년 1분기 와공되는 현대차 울산 신공장에서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고 북미 특화 신형 픽업트럭을 출시하며 현지 기업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무뇨스 사장은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소재 '더 셰드'(The Shed)에서 글로벌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5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열고 이 같은 전략을 공유했다.
글로벌 555만대 판매 위해 혁신 생산기지 확대
무뇨스 사장은 올해 글로벌시장에서 제네시스를 포함해 417만대를 팔겠다는 각오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동령의 관세 부담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수한 상품성과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등을 바탕으로 지난해(414만대) 대비 판매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5년 뒤인 2030년에는 555만대를 팔겠다고 공언했다.
무뇨스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먼저 공개한 바 있는 2030년 글로벌 555만대 판매 목표를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거듭 강조했다.
구체적인 지역 판매 목표도 제시했다. 2030년 권역 별로 ▲북미 26% ▲인도 15% ▲유럽 15% ▲한국 13% ▲중동 및 아프리카 8% ▲중남미 8% ▲중국 8% ▲아시아태평양(중국 제외) 7% 등의 비중으로 자동차 판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글로벌 친환경차 판매의 경우 2025년 100만대 규모에서 2030년 330만대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친환경차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5% 수준에서 2030년 60%로 크게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내연기관 중심의 판매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고 친환경차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됨을 의미한다.
주요 시장에서는 더욱 빠르게 전동화 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차의 북미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올해 30%에서 2030년 77%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한국 시장은 올해 37%에서 2030년 65%로, 유럽은 49%에서 85% 비중으로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가 표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무뇨스 사장이 제시한 2030년 글로벌 555만대 판매 목표는 올해 417만대와 비교할 때 약 33%(138만대) 더 늘어나는 수치다.
무뇨스 사장은 첨단 제조 혁신 기술을 갖춘 글로벌 생산 기지의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120만대 추가로 확보, 판매 성장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생산 개시 및 올해 3월 준공식 개최 등으로 현지 생산이 본격화된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는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의 30만대에서 2028년까지 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올해 4분기(10~12월) 인도 푸네 공장이 완공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앞으로 연간 25만대를 목표로 생산을 늘려간다. 이를 통해 앞으로 현대차의 인도 내 생산능력은 현재의 약 80만대 수준에서 100만대 이상으로 늘게 된다.
무뇨스 사장은 첨단 제조 혁신 기술이 적용되는 푸네 공장을 인도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전진 기지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신흥시장 수출 허브로 키울 방침이다.
내년 1분기(1~3월)에는 울산 신공장이 완공돼 전동화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이곳은 인간 중심의 근무 환경, 조립 설비 자동화, 로보틱스 기술, AI(인공지능) 기반 품질 검사 등이 조화를 이루며 12종의 자동차가 유연하게 생산되는 첨단 제조 현장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주요 신흥 시장에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CKD(반조립제품) 생산 거점도 확장하며 25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차와 사우디아라비아 PIF(국부펀드)가 협력하는 중동 최초의 현대차 생산기지 HMMME(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은 연간 5만대 규모로 2026년 4분기 가동을 시작한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는 새롭게 추가될 생산기지뿐만 아니라 기존 공장들도 지속 개선해 SDF(소프트웨어 중심 공장)으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 전 과정의 데이터를 최신 자동화·AI(인공지능)·IT(정보기술)를 기반으로 디지털화해 운영에 활용하고 현대차그룹의 첫 스마트 팩토리이자 제조 혁신 테스트 베드인 HMGICS(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에서 개발한 각종 첨단 생산 기술을 다른 글로벌 공장으로 확대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대N·제네시스' 도약 및 최대 시장 미국 공략 지원
무뇨스 사장은 올해 각각 출범 10주년을 맞은 고성능 브랜드 '현대 N'과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지속적인 성장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현대 N은 브랜드 3대 DNA인 ▲코너링 악동(곡선로 주행능력) ▲일상의 스포츠카 ▲레이스 트랙 주행능력을 바탕으로 현대차의 고성능 기술력이 집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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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스포츠에서의 활약, '움직이는 연구소' 롤링랩(Rolling Lab) 운영을 통한 기술력 확보 등은 현대 N을 넘어 현대차 전체의 브랜드 가치 증진에도 큰 역할을 해 왔다는 평가다.
무뇨스 사장은 출범 15주년을 맞이할 2030년 현대 N의 연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판매대수인 2만3000여대의 4배 이상에 달한다.
무뇨스 사장은 현재 한국,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현대 N의 판매시장을 호주·영국·캐나다 등 서구 지역뿐만 아니라 이 밖의 다른 시장으로 지속해서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 N은 라인업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 N은 현재 5개 모델(▲아이오닉5 N ▲아이오닉6 N ▲아반떼 N ▲i20 N ▲i30 N)로 구성된 라인업을 2030년까지 7개 모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새롭게 투입될 N 모델은 글로벌 베스트셀링 차를 기반으로 확장될 예정이며 EV 기반의 N 모델 외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 개발도 추진된다.
올해 11월 독립 출범 10주년을 맞는 제네시스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톱 10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8년 만에 누적 100만대 판매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두 자릿수의 수익성을 기록하며 현재 20개 이상의 시장에서 글로벌 소비자에게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한다.
무뇨스 사장은 제네시스의 2030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연간 35만대로 설정했다. 이는 올해 약 22만5000대의 예상 실적과 비교했을 때 55%가량 늘어난 수치다.
무뇨스 사장은 전기차 캐즘을 우회해 소비자들을 매혹할 제네시스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및 HEV(하이브리드) 등 우수한 신차를 글로벌 시장에 꾸준히 내놓을 방침이다. 공간 및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럭셔리 경험을 소비자에게 꾸준히 제공, 지속가능한 성장도 지원할 계획이다.
브랜드 고유의 철학으로 완성할 고성능 트림 '제네시스 마그마'의 첫 차로 '제네시스 GV60 마그마'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레이스 '르망 24시' 등의 최상위 클래스 도전으로 고성능 영역으로 브랜드 확장을 적극 시도하며 브랜드의 새로운 막을 열어 나갈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이번 CEO 인베스터 데이를 계기로 북미 특화 중장기 전략도 대거 공개했다.
북미 시장은 올해 상반기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 판 207만대 중 30%(약 61만대)가 판매된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제네시스 및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인기가 높아 매출 기준 비중은 38%에 육박하는 중요 시장으로 꼽힌다.
무뇨스 사장은 이 같은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1986년 현지 첫 진출 뒤 현재까지 북미 권역에 205억달러(약 28조 4100억원)를 투자해 왔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2028년까지 4년 동안 현대차그룹 차원으로 미국 시장에 260억달러(약 36조원)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제철소 건설, 자동차 생산능력 확대, 로봇 공장 신설 등이 핵심 투자 분야에 포함됐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가운데 현지에서 생산되는 차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미국 내 두 생산기지인 앨라배마 공장과 HMGMA의 가동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현지 공급망 대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픽업트럭, 상용차 등 북미 시장을 공략할 다양한 도전도 계속해 이어 간다. 2021년 출시한 북미 전용 준중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의 성공을 이을 중형 픽업트럭을 2030년 이전까지 현지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과 트레일러 법인 현대트랜스리드(Hyundai Translead)의 우수한 트레일러 상품, 이르면 2028년 미국 현지 생산이 시작되는 전기 상용 밴 등을 앞세워 북미 상용차 시장 공략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지 기업과도 협업도 적극 추진 중이다. 미국 자율주행기업 웨이모(Waymo)와 지난해 10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이래 안전하고 편리한 자율주행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협력 중이다.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Waymo Driver)를 HMGMA에서 현지 생산되는 아이오닉5에 적용해 도로 위로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 미국 실도로 주행 시험도 진행될 예정이다.
GM(제네럴모터스)과 2028년 출시를 목표로 5개 차종에 대한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중남미 시장 대응을 위한 중형 픽업, 소형 SUV, 소형 승용, 소형 픽업 4종과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등이다. 해당 차의 양산이 본격화되면 연간 80만대 이상의 생산 및 판매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온라인 자동차 판매 추세에 맞춰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을 통한 판매 경로 다양화도 적극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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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투자로 확실한 성과 거둔다
무뇨스 사장과 함께 발표에 나선 이승조 현대차 부사장(CFO·재경본부장)은 올 초 제시했던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전망치'를 수정 발표했다.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올해 초 제시한 3.0~4.0%에서 5.0~6.0%로 2%포인트 상향했다.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관세 영향을 반영해 기존 7.0~8.0% 대비 1%포인트 하향한 6.0~7.0%로 설정했다. 올해 투자 계획도 기존 제시한 16조9000억원에서 16조1000억원으로 낮췄다.
기존 수치를 수정한 이 부사장은 앞으로 5년(2026~2030년) 동안 ▲R&D(연구개발) 투자 30조9000억원 ▲설비투자(CAPEX) 38조3000억원 ▲전략투자 8조1000억원 등 77조3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로 불확실성을 타개하며 사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현지화 전략 실행 및 SDV, SW 경쟁력 강화 등에도 집중 투자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했던 2026~2030년 투자 계획인 70조3000억원(▲R&D 29조원 ▲CAPEX 33조3000억원 ▲전략투자 8조원)을 수정한 것으로 전체 투자 규모는 7조원 늘었다.
최대 시장인 미국 투자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차의 미국 투자 금액은 기존 11조6000억원(88억달러) 수준에서 앞으로 15조3000억원(116억달러)으로 3조7000억원(28억달러) 늘어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현대차그룹이 발표한 미국 투자 확대 계획의 일환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 확대 및 로보틱스 생태계 구축 등을 위해 올해부터 4년 동안 미국에 26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앞서 지난 3월 발표했던 210억달러(약 29조1000억원) 대비 50억 달러 증가한 규모다.
이 부사장은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2025년 6~7% ▲2027년 7~8% ▲2030년 8~9%로 설정했다. 하이브리드 및 제네시스 중심 판매 믹스 개선, 지속적인 현지 생산 및 소싱 최적화 등 현지화 전략, 하이브리드 및 EV, SDV 원가 경쟁력 강화 등으로 지속해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시행도 약속했다.
이 부사장은 "2025~2027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매년 최소 35%의 총주주환원률(TSR) 기준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주당 최소배당금(DPS) 1만원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