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한국은 여러 지표와 조사에서 정치 양극화가 가장 심한 나라 중 하나로 나타나고 있다"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그 노력을 의회가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12일 서울 그랜드&비스타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제11차 믹타 국회의장회의' 정치·의회 세션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치 양극화는 민주주의를 흔들고 공동체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도전"이라며 "한국도 1년전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이 있었다. 극단으로 치달은 정치적 갈등과 불신이 그 배경"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적 양극화 원인으로는 팬덤정치·가짜뉴스 등을 꼽았다. 우 의장은 "팬덤정치는 정치참여 확대와 정치효능감 증진이라는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맹목적 추종과 상대 정치인의 악마화, 당내 민주주의 억압 같은 문제를 야기한다"며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미디어 환경과도 맞물려 음모론·가짜뉴스를 확산하고 혐오와 배제의 '정치적 극단주의'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정치문화 속에서 정치인과 정당은 상대를 협상과 공존의 대상이 아닌 적으로 규정하게 된다"며 "당내에서도 강성파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신중한 논의는 사라지고 이는 결국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고 우려를 표했다.
우 의장은 책임 정치와 소통하는 의회 정치가 양극화 해소 방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 양극화가 발생하는 현장이 바로 의회이고 그것을 해결해야 할 주체도 의회다"라며 "책임 있는 정당 정치와 유연한 의회 정치 없이는 민주주의가 살아남기 어렵다"고 했다. 의회가 갈등 조정 역할을 다하고 입법을 통해 갈등을 유발하는 요소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