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당시 현장 출동 경찰관 숙소 및 식사 부실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은 12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행정안전위원회 제14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이 최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기간 당시 현장 출동 경찰관 처우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공식 사과했다.

12일 뉴스1에 따르면 유 직무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관련 질의를 받고 "APEC 기간 중에 급식, 숙소 대기 장소 등 근무여건이 부족했던 부분은 인정한다"며 "이에 대해 경찰청장 직무대행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부족한 부분은 세심하게 분석하고 보완방안을 마련해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라면 민생 치안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제대로 대접받아야 한다"며 "APEC을 자축하는 한편 한쪽에서는 희생된 경찰 기동대 모습이 있었다. 이게 대한민국의 이중성이자 우리의 얼굴, 자화상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수뇌부는 적어도 국민과 현장 경찰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이 의원은 "일반 공무원보다 경찰 기동대의 초과근무 시간이 4~5배 많고 일부 부대는 17시간 이상 근무했다"며 "이런 구조적 문제가 반복되면 또다시 과로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경찰 기동대 근무실태를 지적했다. 그는 "서울 기동단 소속 경찰관이 21시간 연속 근무 끝에 숨진 일도 있었다"며 "수뇌부가 역할을 해야 하고 행정안전부와 총리실에서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유 직무대행은 "현장 직원들의 근무여건이 개선되도록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지난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이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경찰을 노숙자로 만든 APEC 행사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에는 APEC 정상회의 기간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들이 근무복을 입은 채 대기 공간 바닥에 종이상자나 담요를 깔고 쪽잠을 자는 모습, 영화관 내부에서 집단으로 휴식하는 장면 등이 전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