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이 도입한 A330-300 항공기.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이 세계 최대 항공 동맹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스타얼라이언스 회원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의 합병으로 탈퇴를 앞두면서 티웨이가 그 공백을 메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회사는 이를 일축했다. 동맹 합류로 얻을 수 있는 이점에도 티웨이가 가입을 주저하는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가입 기준을 충족하기에는 티웨이의 역량이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티웨이에 따르면 회사는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관련 논의나 내부 검토 절차 역시 진행한 바 없다. 티웨이 관계자는 최근 제기된 글로벌 항공 동맹 가입설과 관련해 "스타얼라이언스 측과 공항 운영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일반적인 협의였을 뿐 가입을 추진하는 미팅은 아니었다"며 "일부에서 이를 가입 논의로 확대 해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티웨이는 대표적인 한국의 LCC(저비용항공사)이지만 글로벌 항공동맹에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을 가지고 있다. '비용 효율성'과 '기단 회전율'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LCC 특성상 추가 비용을 감내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항공 동맹에 가입하기 위해선 ▲예약·발권 시스템의 통합 ▲수하물 연동 표준 ▲마일리지 정산 체계 구축 ▲코드셰어 확대를 위한 시스템 업그레이드 ▲라운지 운영 등 광범위한 인프라 재정비가 필요하다. 이 기준은 전통적인 FSC(Full Service Carrier)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LCC가 운영 모델을 유지한 채 충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막대한 초기 가입 분담금과 연간 회비도 부담이다. 스타얼라이언스와 같은 동맹체 운영에 참여하기 위해선 거액의 자금이 필요하다. 유럽 노선 확장 등 대규모 투자 시기를 맞고 있는 티웨이 입장에서는 재무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는 리스크를 감내하기 어렵다. 동맹 회원사가 되면 타사 고객에게 제공하는 라운지 이용료, 수하물 처리 비용 등을 상호 정산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운항 방식의 차이도 걸림돌이다. 글로벌 동맹은 회원사 간 환승 체계를 기반으로 장거리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구조지만 티웨이를 포함한 LCC는 항공기 회전율을 높이는 운항 방식을 도입했다. 환승을 고려하지 않는 운영 모델과 단거리 중심 노선 구조는 동맹의 네트워크와 직접 연결되기 어렵다. 동맹에 들어가더라도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며 회원사 간 시너지 창출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네트워크 중복 문제도 있다. 동맹은 신규 회원을 받기 전 기존 네트워크에서 공백 구간이 있는지, 신규 항공사가 이를 메울 수 있는지 검토한다. 한국·일본·동남아 단거리 노선이 중심인 LCC는 기존 회원사가 이미 구축한 네트워크와 겹치는 구간이 많다.

구조적 한계 때문에 세계 주요 LCC들도 글로벌 동맹에서 거리를 둬 왔다. 유럽의 라이언에어·이지젯, 동남아의 에어아시아, 미국의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시장점유율 상위권 LCC가 동맹 비가입 상태다.

FSC들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가입이 보류된 사례가 있다. 에어인디아(Air India)는 2007년 스타얼라이언스 가입을 추진했으나 IT 시스템 미정비, 서비스 품질 기준 미충족 등이 문제가 돼 4년 가까이 가입이 지연됐다. 에어인디아는 이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서비스 정비를 거쳐서야 동맹 가입이 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티웨이의 현재 전략과 역량을 모두 고려했을 때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할 가능성은 낮다"며 "기단 확장·노선 다변화·비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기존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