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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금지 조치로 원부자재 수급에 빨간불 켜지며 치킨 가격 인상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치킨업계를 비롯한 외식업계는 이를 부인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브라질산 닭 의존도가 낮은 데다 재고 물량도 충분해서다.
앞서 15일 브라질 남부지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을 기점으로 브라질산 닭고기 등의 수입을 금지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외식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닭고기 자급률은 최근 10년간 평균 86.9%에 이른다. 물가상승에 따른 할당관세 정책 등으로 역대 최저치를 찍은 지난해에도 77.0%였다. 브라질산 닭이 당분간 수입되지 않더라도 '가격 파동'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성호 LS증권 연구원은 20일 보고서에서 "지난해 국내 닭 소비량은 74만톤 규모인데 국내산 닭고기 생산량은 62만톤,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량은 18만톤 정도"라며 "브라질에서 HPAI로 살처분 조처된 닭은 육계다. 육계는 일반적으로 살처분 후 새로 출하되기까지 2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이번 수입 금지 조치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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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역시 이번 수입 금지 조치에 큰 여파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내 치킨 시장 매출 상위 3사 모두 국내산 닭을 주메뉴로 사용하고 있어서다. bhc는 모든 닭고기를 국산으로 사용하며, 교촌치킨은 태국산을 쓰는 일부 윙봉 메뉴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산 닭을 쓴다.
BBQ는 야구장, 고속도로 휴게소 등 일부 매장에서만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매장이 전체 가맹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순살 메뉴에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는 노랑통닭은 2~3개월분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AI 발생 전에 선적된 물량도 있어 당분간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치킨 업체들은 국내산 닭 등 다른 원부자재 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대체 시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수입업체에 관련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