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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MBK 김광일의 슈퍼카와 홈플러스 천막
"우선협상 대상자가 있다고 말한 적 없다"국회 국정감사장에서 김광일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내뱉은 이 한마디는 그동안의 모든 설명과 해명을 무너뜨렸다. 인수 협상 중이라는 말은 있었지만 실체는 없었다. 수만 명의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 점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가운데 경영자는 책임 대신 계산기를 꺼냈다. 위기를 자초한 당사자가 위기관리자로 나선 상황이어서 홈플러스 청산 우려는 커지고 있다.김광일 대표는 "스토킹호스 방식이 실패해 법원이 공개매각으로 전환하라고 했다"고 설명하며 매각 가능성을 50% 수준으로 평가했다. 이는 경영 실패의 결과이지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월 간담회에서 유력 협상자가 있다고 말해놓고 불과 20일 만에 공개입찰로 전환했다"며 "결국 인수자가 없으면 청산으로 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김 대표의 발언은 홈플러스 노동자뿐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깊은 절망을 안겼다. 그동안의 협상 과정이 실체 없는 시간 끌기였다는 의혹은 이제 분-
기자수첩
[기자수첩] '규제의 덫'에 갇힌 부동산 대책
이재명 정부가 오늘(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세 번째 대책이다. 앞서 6·27 대출규제와 9·7 공급대책으로 가격 안정을 꾀했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나날이 고공행진하고 강남에선 신고가 거래가 잇따랐다. 9·7대책은 "맹탕 대책"으로 평가됐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가구의 신규 주택을 착공하겠다는 공급 계획을 제시했지만 현장에선 이를 체감하지 못했다. 집값 상승세가 안정되지 않으면서 이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정부가 추가 규제를 발표한다는 사전 정보가 시장에 불안을 안겼다.지난 12일 고위 당정 회의를 통해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를 공식화한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고가 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축소하고 실거주 목적이 아닌 경우 주택 매수를 허가하지 않는 것이 골자다.자금줄을 조인다고 해서 집값이 안정될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시세 상승을 주도해온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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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빈의 로뷰
[조연빈의 로뷰] 암표의 시장논리와 스포츠권
가을, 바야흐로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계절이 돌아왔다. 야구팬들의 설렘에 비례하듯, 암표거래 역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규 시즌에도 이미 정가의 열 배를 웃도는 티켓 양도글을 심심치않게 찾아볼 수 있던 터였다.한정된 상품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의 자연스러운 논리다. 그러나 프로스포츠 경기는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국민의 건전한 여가활동이자 문화 향유의 장이라는 점에서, 시장 원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스포츠기본법 제4조는 "모든 국민은 스포츠 및 신체활동에서 차별받지 않고 자유롭게 참여하며 스포츠를 향유할 권리(스포츠권)를 가진다"고 선언한다. 즉, 스포츠 관람은 국민 누구나 공평하게 누릴 수 있는 "공공적 권리"의 성격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현행법은 이미 암표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연법" 제4조의2제2항과 "국민체육진흥법" 제6조의2 제2항은 각각 공연과 운동경기의 입장권 부정판매를 금지하고, 위반 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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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변액보험시장 활성화 발목 잡는 사업비
"요즘처럼 주식시장이 활황인 상황에서 변액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선 사업비를 합리적으로 책정해야 합니다. 변액보험 사업비를 높게 책정하다보니 실제 투자에 들어가는 원금이 적어지고 보험가입기간 동안 낸 보험료보다 만기 때 돌려받는 보험금이 적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큰 거죠."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갱신하고 있던 지난 9월 중순 만난 보험업계 고위 임원이 기자에게 한 말이다. 그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시장이 본격 살아날 조짐이 나타나면서 변액보험 판매가 2년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며 "이 틈을 타 보험사들이 설계사 수수료를 중심으로 사업비를 높여 이득을 취하려는 모습이 본격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우려를 표했다. 업계에선 통상 설계사 수당 비중이 절대적인 보험사 사업비가 과도하게 책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까진 변액보험 판매시 설계사에 지급했던 수당이 초회보험료(신계약 체결 후 첫 달 납입하는 보험료)의 최대 900%였지만 9월 들어선 최대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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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형의 여행과 삶
[채지형의 여행의 향기] 조건 없는 환대, 다정한 묵호
얼마 전 한 영상을 보았다. 시각장애인 우령씨가 안내견 하얀이와 함께 강원도 묵호로 떠난 여행 이야기였다. 묵호역에서 길을 찾지 못해 몇 바퀴나 헤매던 그에게 동네 주민이 무심한 듯 다가와 길을 안내했다. 식당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따뜻한 도움을 건넸고, 택시 기사도 찻집 주인도 모두 자연스럽게 친절을 베풀었다. 그 작은 친절들이 모여 우령씨의 여행을 지탱했다. 혼자 떠난 도전이었지만, 사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묵호라는 도시가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그의 여정에 동행하고 있었다.서울에서 내려와 묵호에 둥지를 튼 지 5년. 영상을 보고 묵호에 발을 디뎠을 때가 떠올랐다. 아는 이 하나 없는 낯선 도시에서 우연히 들어간 허름한 식당. 주인아주머니는 어디에서 왔느냐며 동네 명소들을 일러주시고는, 여행 잘 하고 가라며 미소를 건넸다. 단순한 인사였지만 그 순간 이 동네에서 환영받은 손님이 된 느낌이었다. 묵호에 내려오게 된 결정적 순간도 현지인의 친절 덕분이었다. 발한 도서관에 강의 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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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풍전등화' 국가핵심기술
사모펀드에 의한 적대적 M&A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국가핵심기술" 유출의 새로운 위협으로 떠올랐다.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를 계기로 외국 자본의 국내 기간산업 인수가 국가 경제와 기술 주권에 미치는 파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진다. 고려아연은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의 역량을 앞세워 한미 공급망 협력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얼마전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해 전략 광물 대미 수출을 강화한 것은 물론 한미 공급망 협력의 중심축으로 존재감을 높였다. 고려아연은 다음 달부터 전략 광물인 안티모니 50톤을 미국에 수출한다. 울산 온산제련소 제련 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 중 안티모니를 회수해 국내 화학 제조사에 공급하면 해당 기업이 삼산화 안티모니로 재가공해 미국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안티모니는 여러 군수·방위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소재로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 글로벌 안티모니 시장을 독점하는 중국이 지난해 12월 미국 수출을 막으면서 공급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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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ETF 투자, 유행 따르기보단 '장기 보유'가 성공 지름길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순자산총액은 230조원을 돌파했고 상장 종목 수는 1000개가 넘는다. 4년 전만 해도 순자산총액 73조원, 500개 상품에 불과했지만 가파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됐다.ETF가 이처럼 성장한 이유는 분명하다.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으면서도 일반 펀드에 비해 투자 비용이 낮고 지수를 추종하는 특성상 분산 투자 효과가 뛰어난 구조 덕분이다. 투자자는 소액으로도 다양한 자산에 접근할 수 있고 기초지수의 구성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투명성도 높다. 개인 투자자들이 ETF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다.상품 폭도 넓어졌다. AI(인공지능)·빅테크·방산·고배당 등 특정 산업이나 트렌드를 반영한 테마형 ETF가 속속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은 자신의 관심사와 투자 성향에 맞춘 선택이 가능해졌다. 특히 국내 시장은 리테일 투자자 비중이 높아 새로운 테마가 나오면 빠르게 자금이 몰리는 특징을 보인다.물론 지수를 추종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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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17년 만의 금융감독 개편, 엑소더스 우려 현실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정권 교체 시 공무원들이 대거 이직을 고민하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20~30년간 사무관, 과장, 국장 등을 거치며 수많은 제도와 정책을 만들었던 선배들의 자리도 불안합니다. 갑작스러운 감독 개편에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직원들의 이탈로 감독 기능 약화, 정책 일관성 훼손 등 우려가 여전합니다."정부의 금융감독 조직 개편을 앞두고 최근 만난 금융위원회의 2급 간부(국장급)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17년 만에 이뤄지는 금융감독 개편에 금융위와 금감은 1급 임원들이 전부 사표를 제출했고 허리급 직원인 사무관부터 과장급 직원들 사이에선 전문직 엑소더스(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 개편안은 금융감독 기능을 중심으로 한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게 주요 골자다. 과거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국과 금융감독위원회를 합쳐 금융위를 만들었던 2008년 이전 체제로 돌아간다. 금융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경제 부처에 맡겨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취지다.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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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태의 읽는 인간
[김영태의 읽는 인간] ④ 모닝 커피가 당신을 배신할 때 - 카너먼의 '노이즈'와 카뮈의 '전락'
문제는 모닝커피다가끔 과거의 결정을 곱씹는다. 뒤집기도 한다."이건 좀 아닌 것 같네"라며 반려했던 제안서나, "이 사람은 우리 회사와 안 맞는 것 같은데"라고 밀어뒀던 이력서 같은 것들. 며칠 뒤 다시 마주하면 "내가 왜 이 걸 못 봤지?" 하며 머리를 긁적일 때가 있다.그 사이 문서가 달라진 것도, 내가 철학자가 된 것도 아니다. 바뀐 건 그날의 기분, 수면의 질, 아침에 마신 커피 한두 잔, 그것도 아니면 공복혈당 수치일 거다. (의학계는 혈당과 판단의 상관관계를 충분히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런저런 일들에도 우리는 자신을 합리적이고 일관된 존재라고 생각한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가 다르지 않다고.오류에도 계급이 있다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은 "노이즈(Noise)"에서 그 믿음을 깬다. 심지어 오류에도 계급이 있음을 보여준다.총오류는 편향(Bias)과 소음(Noise)으로 구성된다. 편향은 과녁 한쪽에 몰려 박히는 총알처럼 예측 가능한 오류다. 반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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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기대감만으로 '코스피5000'(?)… 시장은 '체력'을 원한다
"현재 코스피 상승세는 정부 증시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기대감으로 원상복구 된 것에 불과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현재 코스피 레벨에 안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최근 만난 모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의 한마디는 큰 충격이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역사상 최고가를 잇달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이런 분위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우려부터 꺼냈기 때문이다. 코스피는 정부가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현행 유지한 것이 촉매제가 되며 지난 16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다. 날마다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던 코스피지만 지난 17일 돌연 하락 전환했다. 업계는 이런 조정세가 예견됐다는 분위기인데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기대감으로 부양된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본 것.지난 7월 말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내년 1월1일 이후 개시하는 사업 연도부터 적용 예정으로 현재 시행규칙과 시행령 등 후속 개정을 이어가고 있다.현재 국회와 정부는 자사주 의무 소각, 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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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서울 모빌리티쇼의 진화'를 바란다
2023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유럽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 방문은 첫 해외 모터쇼 취재였다. 앞서 경험한 모터쇼는 2021년 11월과 2023년 3월에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 모빌리티쇼"뿐이었다.첫 해외 모터쇼 취재였던 2023년의 IAA 모빌리티쇼는 모든 게 충격이었다. 킨텍스와 비교되는 드넓은 실내 전시 공간, 구도심 한 복판에 고풍스러운 건물과 어우러진 야외전시장 "오픈스페이스"는 그 자체가 완벽한 볼거리였다. 현지 시민은 물론 자동차 마니아와 관광객까지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매력덩어리였고 가는 곳마다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자동차 본고장으로 불리는 독일다운 모빌리티쇼였다.최근 "IAA 모빌리티 2025" 취재를 위해 2년 만에 다시 뮌헨을 찾았다. 올해 열린 IAA 모빌리티도 2년 전과 변함없이 실내외에 볼거리가 가득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폭스바겐그룹, BYD ed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국내 모빌리티쇼에서는 좀처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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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창호의 한국해운
[양창호의 한국해운] 해운·조선 정책 총괄 컨트롤 타워 필요
우리 조선산업은 중소형 벌크선, 유조선, 컨테이너선의 수주를 포기하고 있다. 선가가 낮고 기술의 보편화가 이루어져, 중국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대신 선가와 수익성이 높은 LNG선 및 대형선 건조에 치중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2월 기준 국별 조선소 벌크선 수주 척수를 보면 중국이 936척, 일본이 352척인데 비해 한국은 1척에 불과하다. 문제는 우리나라 해운산업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선박이 바로 이 중소형벌크선, 유조선, 컨테이너선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 중소형 선박은 전쟁 등 유사시 화물수송의 핵심 선박이다. 현재 이 선박들은 국내 조선소 대신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내조선소와 협업해서 추진해야 하는 해운선사들의 친환경선박 건조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전쟁 등 유사시 중국건조 선박으로 전략물자를 수송해야 하는 문제점을 발생되고 있다.그러나 일본은 우리보다 각종 물가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국 대신 자국 조선소에서 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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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무시 못할 'C브랜드' 위상…추격 속도 경계해야
"C브랜드(중국 브랜드)의 가장 큰 위협은 속도입니다. 과거 우리가 패스트 팔로우 전략으로 경쟁사보다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는 결과를 만들었는데 C브랜드가 우리와 상당히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 같습니다."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2025"에서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은 중국 제품의 기술 추격과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같이 답변했다. 국내 최고 회사 중 하나인 LG의 생활가전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기업인으로서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체감하는 중국 브랜드의 기술 굴기가 그만큼 엄중하다는 인식이 묻어난 발언이다. 올해 "IFA 2025"에서도 중국 브랜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TCL, 하이센스, 창홍, 하이얼 등 700여개 중국 업체가 전시회에 참여했다. 전체 참가 기업이 1800여곳인 점을 감안하면 3곳 중 1곳이 중국 기업인 셈이다.이들은 최첨단 TV,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를 비롯한 가전제품은 물론 로봇, 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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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정치 논리에 휘둘리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민낯
개인투자자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치자 하루 만에 법안을 뒤바꾸는 등 정치권의 조급함이 도를 넘었다. 지난 7월 발의된 상법 개정안에서는 "취득 후 3년 이하 범위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으로 명시했는데 "3년이나 미루는 건 말이 안 된다"는 개인투자자들의 항의에 "즉시 소각" 법안으로 재발의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법안의 급진성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냉철한 검토 없이 여론에 휘둘려 수정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이런 졸속 입법에 대한 우려는 재계 간담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주당 코스피5000 특위와 경제8단체 간담회에서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상법뿐만 아니라 노란봉투법까지 동시다발적으로 법이 개정되다 보니까 기업들이 걱정이 많다"며 "1차 상법 개정될 때 이사 충실의무에 대한 걱정을 경제계가 많이 하니까 배임죄를 개정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장에서는 해석에 대한 논란이 있는 상태에서 또 2차 개정이 이루어지고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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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경쟁 질서 무너뜨린 재개발·재건축 대행사
지난 8월20일 [대행사의 정비사업 쟁탈전] 기사 3편이 보도된 후 한 대형건설업체 임원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돈"만 되면 불법 빼곤 무엇이든 하는 것이 제도권과 비제도권의 차이다. 국내 건설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시대에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 소모전은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국내 내로라하는 대형건설업체들이 정비사업 수주전만 시작되면 돌변하는 모습은 십수년 전부터 반복돼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새롭게 나타난 현상은 대행사가 시장 참여자의 주축으로 뛰어든 것이다.기업들이 노동력을 동원하고 리스크를 외주화해 각 사업 분야에서 대행사의 업무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지만 정비사업 수주시장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면이 있다.정비사업 조합이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은 민주적 절차인 투표 방식을 따르기 때문에 하나의 작은 정치판이 된다. 투표자의 마음을 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는데, 문제는 선거에서 가장 쉽게 이길 수 있는 전략이 바로 "네거티브 선전"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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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창의 음악노트
[황우창의 음악노트] K 컬처는 지속되어야 한다
8개월 만에 또다시 미국 로스앤젤레스 땅을 밟았다.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다문화 사회의 표본이자 한국 이민사가 가장 많이 남아있는 곳이 로스앤젤레스다. 글쓴이는 이곳에 발을 내딛을 때마다, 머나먼 타국에서 생존을 위해 애쓰던 교포들의 흔적이 보이는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뭐든지 급변하는 대한민국과 비교해 볼 때,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사실 크게 변화가 없는 편이다.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는 더더욱 변할 일이 없지만, 의외로 한글 간판과 안내문이 더 많이 눈에 띈다. 한인타운 근처뿐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 외곽에도 한글 간판의 약진이 확연하게 보인다. 산타모니카에도, 라스베가스까지 이어지는 도로 주변에도, 코리안 바비큐와 횟집, 그리고 한국어로 상담해 드린다는 변호사들의 광고판 역시 꽤 많아졌다. 미국 경제 사정도 그리 좋지는 않다고 하지만, 이 현상은 아마도 연말연시 세계를 달군 "오징어 게임"의 마지막 시즌과 함께,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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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무비자 시대, 카지노는 '복합 관광'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관광업계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을 다시 찾은 관광객을 사로잡을 콘텐츠 강화와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지난해부터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며 호황을 맞은 카지노 산업이다. 이제는 카지노를 바라보는 낡은 시선을 거두고 국가의 핵심 관광 산업으로 키워야 할 때다.최근 글로벌 카지노 업계의 대세는 호텔, 쇼핑, 공연, 미식을 결합한 복합리조트(Integrated Resort)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가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카지노를 넘어 관광, 고용 등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서 다양한 산업에 일조한다. 카지노를 이용하지 않는 관광객도 유인하며 도시의 세수 확보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이러한 추세에 맞춰 경쟁국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2030년 오사카에 첫 복합리조트를 개장할 예정이다. 태국은 관련 법안까지 바꿔가며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방콕, 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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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데스크칼럼
[데스크칼럼] MBK 김병주, '홈플러스 책임'은 팔 수 없다
홈플러스 사태가 한국 사회에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한 유통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이 아니라 수천 명의 노동자와 수많은 협력업체, 그리고 지역 경제까지 흔드는 파급력을 지닌 사회적 사건이다. 사건의 중심에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와 김병주 MBK 회장이 있다.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최대 인수합병"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산업 전반에 큰 관심을 모았다. 인수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홈플러스는 경쟁력 강화보다는 점포 매각을 통한 수익 회수에 집중해왔다. 2019년부터는 수도권의 핵심 점포를 잇달아 부동산 시장에 내놓으며 1조원 이상을 현금화했다. 이는 대부분 투자 수익 회수와 대출 상환에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수천 명이 해고됐고 주요 협력업체들은 납품 계약을 잃거나 도산 위기에 몰렸다.결과적으로 홈플러스는 지역민의 생활 인프라로서 기능을 잃었고 유통업 경쟁에서도 뒤처졌다. 소비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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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비만약 열풍의 그림자
말 그대로 비만치료제 열풍이다. 비만이 아닌 사람도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운동과 식단조절로 살을 빼면 바보라는 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제약사들은 가격 경쟁에 나서며 비만치료제 대중화에 기름을 붓고 있다. 오남용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경고는 점점 사라져 간다.국내 비만치료제 열풍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문을 열고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불을 지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체중 감량 비법으로 유명했던 위고비는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된 후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비만치료제에 대한 대중들의 거부감이 줄어든 순간이다. 지난달부터 국내에 유통된 마운자로는 위고비보다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를 바탕으로 일명 약국 "오픈런"을 재현했다.비만치료제로 체중을 감량했다는 주변인들의 후기를 듣는 일도 늘었다. 대체로 "비만치료제를 맞으면 식욕이 싹 사라져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살이 빠진다"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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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공필의 핀아크
[최공필의 핀아크] 금융의 미래를 위한 신뢰 인프라 구축방안
바야흐로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AI가 2030년까지 세계 경제에 15.7조 달러의 가치를 더할 것이라는 PwC전망은 A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닌,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동력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 속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을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시키기 위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특히 자원배분의 핵심역할을 수행하는 금융 부문의 디지털 전환은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신뢰 기반 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이는 정부의 수직적 신뢰, 시장 참여자 간의 수평적 신뢰, 그리고 기술 프로토콜에 대한 신뢰가 견고하게 결합된 상태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과거 금융 시스템이 보여준 위험 집중과 자금 쏠림 현상을 극복하고, 소수가 혁신을 독점하는 구조를 넘어 Web 3.0 시대의 포용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신뢰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독점과 기존 규제 프레임워크의 한계라는 두 개의 큰 산을 넘어야 한다.도전과제: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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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자수첩] 신뢰 없이 베푸는 호의의 위험성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외의 디지털 규제"는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막강한 파워로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을 엄호하는 발언으로 읽힌다. 자연스럽게 국내에서는 구글이 떠오른다. 인앱결제, 망 사용료 이슈까지 대립하던 구글은 이번엔 고정밀 지도까지 내놓으라고 한다. 무리한 요구를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있지만 세계 최고 네트워크 권력을 가진 구글은 전방위 압박을 통해 가능성을 점차 높이고 있다. 구글은 지난 2월 한국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했다. 2007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의 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을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규정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종 결정을 몇 차례 미루면서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구글이 원하는 건 축척 1대5000급 고정밀 지도다. 평균 2m 이내의 위치 정확도를 바탕으로 도로와 건물, 지형고도 등 세부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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