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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된 티웨이항공이 국제선 진출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거리 노선 안정화를 위해 기단 확충과 인력 보강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대명소노 역시 재무 부담을 안고 있어 본격적인 자금 지원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0일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의 기업결합을 최종 승인했다. 티웨이항공은 같은 달 2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대명소노 측 이사회 임원 9명을 신규 선임, 27일에는 이상윤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2003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20여년간 항공산업 전반에서 실무 경험을 쌓은 항공 전문가다. 티웨이항공의 재무 건전성 개선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이 대표의 이력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주로 현장과 인사 관리 직무를 거쳐 재무 분야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티웨이항공의 재무 상황은 최근 급격히 악화했다. 지난해 1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355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1분기 부채비율은 4353%로 전년 동기 대비 7배 이상 급증했고, 결손금도 1177억원으로 늘었다. 2분기 역시 415억원의 영업 손실이 예상돼 당분간 적자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수익성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는 국제선 노선 진출이 꼽힌다. 티웨이항공은 신성장 동력으로 장거리 노선을 낙점하고 저비용항공사(LCC) 모델에서 차별화에 나섰지만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 유럽 노선 확장을 위한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 정비비와 인건비 등 매출 원가가 늘어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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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노선은 LCC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전략으로 꼽힌다. 일정 수준 이상의 승객 수요가 확보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노선 안정화까지 고정비가 많이 들고 국제 정세나 비·성수기 영향이 커 수익을 꾸준히 내기 어렵다. LCC 장거리 운항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계심도 부담이다.
초기 적자에도 티웨이항공은 장거리 노선 확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은 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파리 등 4개 유럽 노선을 비롯해 자그레브(크로아티아),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 등 국제선 단독 노선을 취항했다. 오는 12일부터는 인천-밴쿠버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장거리 노선은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적자를 견딜 수 있는 재무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기단, 인력 등 공급을 확대해 수요를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윤철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LCC가 단거리와 장거리 노선을 모두 운영할 경우 초기에는 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티웨이항공도 현재 그 구간을 지나고 있고 이를 극복하려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적자를 감내하더라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기단을 확대하고 노선을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명소노도 티웨이항공에 대규모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대명소노의 재무 상황 역시 불안정해 실제 투자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소노인터내셔널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612%, 총차입금은 779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4270억원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소노인터내셔널의 IPO(기업공개)로 자금력을 확보한 뒤 티웨이항공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유럽 노선 확대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있었다"며 "안정적인 노선 확대를 통해 지속 성장을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상증자 추진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