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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은 장애 유무와 상관 없는 국민의 권리입니다"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서울점자도서관이 지난해 12월 폐관돼 주목받았다. 서울점자도서관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한시연)가 서울 노원구에 설립한 사립 도서관이다. 한시연은 도서관 운영을 위해 매년 2억원 넘는 돈을 지원했지만 역부족이었다.
14일 국가도서관 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장애인 전용 도서관은 30곳이다. 2016년 44곳 이었으나 8년 동안 30% 넘게 줄었다. 같은 기간 비장애인이 주로 이용하는 공공도서관이 1010곳에서 1236곳으로 20% 넘게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서울 은평구 소재 고등학교 학생들이 공공도서관의 장애인 편의시설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관심이 모인다. '장애를 갖고 있는 분들에게 공공도서관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연구주제로 선정했다. '장애가 없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데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에 신경 써야 할까'라는 물음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공공도서관의 역할에 대해서 답을 찾기로 한 것이다. 학생들은 은평구 관내에 있는 공공도서관을 찾아 직접 체험한 내용을 보고서에 담았다.
책이 귀했던 시절의 공공도서관은 비용 없이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현재의 공공도서관은 '단순이 책을 읽는 공간'만은 아니다. 지역 및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공동체 활동에 필요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나눔의 장소로 탈바꿈했다.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은 "몸이 불편한 분들이 자주 찾지 않는다고 해서 관련 시설들을 구비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다"라며 "관련 시설 확충을 위해선 국가 지원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공공도서관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배려'라고 봐서는 안된다"며 "시민이 당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를 되찾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도서관을 이용할 권리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기에 관련 서비스 제공 및 시설 확충을 서둘러야 한다고 봤다.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이라고 꼽았다. '관심'이 없으면 문제 의식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 공공도서관을 찾는 빈도를 높일 수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이 주목 받지 못하는 것은 이들의 공공도서관 방문 빈도가 낮기 때문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공도서관 내 시설 확충과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우영 국회의원(서울 은평구을)실은 "장애인의 도서관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해 근본적으로 관련 법률 개선이 필요하다"며 "장애인 도서관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한 입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