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더 무비' 스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할리우드 영화 'F1 더 무비'의 흥행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F1 더 무비'는 지난 6월 25일 개봉한 후 8월 22일까지 누적관객수 438만 2292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모았다. 그간 순위에서 등락이 있었지만, 개봉 두 달째에 접어들었음에도 올해 흥행 1위에 오른 '좀비딸'에 이어 일일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선두를 유지 중이라는 점이 이목을 끈다.

'F1 더 무비'는 최고가 되지 못한 베테랑 드라이버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 분)가 최하위 팀에 합류해 천재적인 신예 드라이버와 함께 일생일대의 레이스를 펼치는 영화다. 주연배우 브래드 피트 필모그래피 사상 최고 성적을 거둔 작품으로, 글로벌 박스오피스에서 흥행 수익 5억 9535만 달러(8299억 1790만원)를 돌파했으며, 국내에서는 올해 전체 흥행 2위, 외화 중엔 흥행 1위에 올랐다는 점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F1 더 무비' 스틸

'F1 더 무비' 스틸

영화관을 찾는 관객 규모가 예년보다 축소되며 영화계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F1 더 무비'의 장기 흥행은 이례적이다. 그간 'F1 더 무비'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 '슈퍼맨' 등 할리우드 영화는 물론, '좀비딸' '전지적 독자 시점' '킹 오브 킹스' 등 쟁쟁한 국내 영화들과도 팽팽한 경쟁을 이어왔다. 또한 관객들의 꾸준한 입소문에 힘입어 아이맥스, 4DX, 스크린X, 돌비 시네마, MX4D, 수퍼플렉스 등 올포맷에서 재상영하며 영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계속되는 신작 개봉에도 'F1 더 무비'가 뒷심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결정적인 비결로는 극장 상영에 최적화된 작품이라는 점도 꼽힌다. 'F1 더 무비'는 극장 존재 이유와 가치를 상기해 주는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을 만큼, 극장 체험을 극대화하는 역동적인 스펙터클로 화제가 됐다. 감각적인 영상미를 바탕으로 F1 레이싱의 속도감과 현장감을 관객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줬고, 엔진의 굉음과 타이어 마찰음, 트랙의 진동까지 입체적인 사운드를 영화관의 뛰어난 음향 시스템으로 전달했다. 여기에 영화음악 거장 한스 짐머의 웅장한 음악까지, 이는 특수 상영관과 시너지를 내며 관객들의 단순 감상을 넘어 도파민을 자극하는 영화적 체험으로까지 확장했다.

155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상영 시간에도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않는 높은 몰입도의 서사도 잘 만든 상업영화의 미덕을 보여준다. 전설적인 드라이버의 재기라는 서사는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구조로, 소니 헤이스가 우승하기까지 신예 드라이버 조슈아와의 갈등과 화합, 그리고 성장 등 과정을 비교적 쉽게 담아냈다. 이는 보편적인 공감·감동 코드인 만큼, F1과 그 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더라도 이야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물론, F1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브래드 피트가 노련한 베테랑 드라이버로서의 진가를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과 함께 보여주면서 호평을 더했다.


'F1 더 무비'는 도전과 재기의 서사에 시청각적 쾌감까지 조화를 이룬 대중적 영화로서 표본을 남겼다. 실관람평 지수를 나타내는 에그지수 99%(22일 기준)를 기록 중으로, 이는 관객들의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는 만큼, 장기 흥행의 중요한 동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CGV 홈페이지에 따르면 성별 예매 분포는 남성 52%, 여성 48%로, 연령별 예매 분포는 20대가 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 관객들에게도 소구됐다는 점에서 'F1 더 무비'가 이룬 대중성이 더욱 돋보인다. 무엇보다 22일 개봉한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과 해외에서 호평받고 있는 '프리키 프라이데이' 외에 당분간 별다른 기대작이 개봉하지 않는 만큼, 'F1 더 무비'가 계속해서 흥행 질주를 이어갈지, 최종적으로 어떤 성적을 거둘지 더욱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