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의 1단기어] 아찔한 사고, 블랙박스 없으면 어쩔 뻔…

단순 기록장치에서 車 보안장치로 진화… 첨단기능 탑재 보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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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운전자 사이에서 자동차 블랙박스(자동차용 영상기록장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최근 운전자 사이에서 자동차 블랙박스(자동차용 영상기록장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자동차 사고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다른 차가 와서 들이받을 수도 있고 상황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억울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 게다가 최근 골칫거리로 떠오른 ‘킥라니’(전동킥보드를 탄 이용자가 고라니처럼 갑자기 뛰어드는 것을 표현한 말)가 언제 내 차로 돌진할지 모른다. 

이런 이유로 최근 운전자 사이에서 자동차 블랙박스(자동차용 영상기록장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된다.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누구보다 든든한 나만의 변호사이자 결정적 증거여서다. 10년 전만 해도 연간 판매량이 50만대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지난해 신차 등록 대수인 191만대를 넘어선 250만대쯤이라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블랙박스 시장은 이미 사실상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업체들은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신제품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에 장착하는 것 외에도 기존에 쓰던 것을 바꾸는 교체 수요가 꾸준하다”며 “블랙박스가 소모품이라는 점을 소비자도 점차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기능 경쟁 본격화



최근 출시된 현대·기아차에는 ‘빌트인캠’이라는 선택품목을 고를 수 있다. 블랙박스는 차를 출고한 이후에 장착하는 ‘애프터마켓’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완성차회사에서도 필요성을 인지하고 자동차의 기능으로 포함하기 때문이다. 이 품목은 장착률이 30%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애프터마켓 장착 시 간혹 에어백을 건드리거나 배선 불량으로 합선되는 일도 벌어졌다”며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기 위해 선택품목화 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주차 시 자동차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 보여주는 ‘어라운드뷰’ 기능 등을 구현하기 위해선 반드시 카메라가 탑재돼야 하는 만큼 해당 시스템을 활용해 저장장치와 보조배터리를 추가해 영상기록장치로 활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시장 일부를 잠식당한 기존 블랙박스 제조업체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능을 앞세우며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있다.

자동차의 기능으로 인식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중 일부를 구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 블랙박스 업계 선두를 다투는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은 최근 출시 제품에 ADAS 기능을 탑재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주요 기능으로는 ▲운행 중 신호대기 상황에서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을 때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신호변경알림(TLCA) ▲차선을 벗어난 것을 알려주는 차선이탈감지시스템(LDWS) ▲신호대기나 정차 중 앞차가 출발할 때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앞차출발알림(FVSA) ▲주행 시 앞차와 안전거리를 인식해 추돌 위험을 알려주는 전방추돌경보시스템(FCWS) ▲시속 30㎞ 이하 저속 주행 상황에서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도심형 전방추돌경보시스템(uFCWS) 등이 있으며 제품에 따라 탑재된 기능은 다르다.

통신 기능을 갖춘 ‘커넥티드’ 제품도 인기다. 주행 중이거나 주차 시 영상을 녹화하는 것에서 머무르는 게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알려주거나 현재 차 주변을 보여주는 등 사용자와 능동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2세대 아이나비 커넥티드 프로 서비스’는 총 8개 기능을 지원한다. ▲주행 중 큰 충격이 발생하는 등 긴급 상황이 생겼을 때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연락처로 긴급 문자를 발송하는 기능 ▲주차 충격 시 전후방 이미지가 전송되는 주차충격알림 ▲주차위치와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 ▲운행경로의 날씨 등 각종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 등이 포함된다.

파인디지털은 차에 타고 내리거나 차 문을 여닫는 행동 이외의 충격에 대해 안내하는 기능이 있다. 충격이 가해진 상황을 AI(인공지능) 머신러닝 기법으로 분석한 뒤 확인을 요하는 충격 상황에 대해서만 커넥티드 SK 모듈을 통해 사용자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주기적인 휴식을 권하는 졸음운전 예방 안내 서비스나 내비게이션의 기능 중 하나인 ‘안전운전 도우미’ 기능도 적용되고 있다. 나아가 법률 지원 서비스나 보험서비스와도 연계해 제품 활용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제대로 찍고 오래 찍고… 기본기 향상됐다


(왼쪽부터)아이나비 Z700, 스포츠 M3, 파인디지털 LXQ1000. /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아이나비 Z700, 스포츠 M3, 파인디지털 LXQ1000. /사진제공=각 사
한때 블랙박스 제조사는 영상의 ‘해상도’에만 집중했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환경에서도 제대로 찍히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출시된 제품의 블랙박스 영상 녹화 해상도는 FHD(1080p)를 넘어 QHD(최소 1440p)와 4K(2160p)까지 지원하지만 여전히 FHD가 대세다. 그나마 고급형으로 QHD 화질을 갖춘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서 판매된 상위 5개 중 4개가 전후방 FHD 제품이다.

운전자가 짙은 선팅을 선호하는 점을 고려한 밝기 보정 기능과 저조도 촬영 기능도 적용되고 있다. 밝기 보정 기능이 없으면 차는 찍히더라도 번호판이 찍히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고 어두운 주차장이나 골목길에서 제대로 녹화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나아가 같은 용량의 메모리를 탑재하더라도 더 많은 영상을 녹화하는 기능도 적용된다. 불필요한 영상은 압축하고 충격이 발생한 시점에만 고화질로 저장하는 기능이다.

블랙박스 장착점 관계자는 “최근 블랙박스는 예전과 비교하기 힘들 만큼 기능이 화려해졌다”며 “최근 출시된 제품을 체험하고 교체를 의뢰하는 운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신형 차종에 빌트인캠으로 장착되는 등의 여파로 신차 출고 시 수요 자체가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박찬규
박찬규 [email protected]

바퀴, 날개달린 모든 것을 취재하는 모빌리티팀 박찬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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