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정자교 사고 막으려면" 준공 30년 이상 교량 보수 예산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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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노후 도로교량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노후 교량 증가로 안전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며 준공 30년이 넘은 오래된 노후교량은 경기도에 가장 많이 분포한다고 밝혔다. 건산연 측은 노후 교량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노후 도로교량을 체계적으로 유지·보수·개량하는 노후교량개선 중장기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사진=뉴시스
지난달 경기 성남에서 올해로 준공 31년째를 맞은 정자교가 무너져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노후 교량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다섯 개 중 하나인 노후교량은 10년 후인 2030년 두 개 중 하나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오래된 교량이 늘어날수록 안전사고의 가능성도 점차 커지기에 다시금 발생할 수 있는 인재 예방을 위해선 도로유지보수비용 중 노후교량에 사용하는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6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노후 도로교량 현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교량의 사용연수가 30년을 넘어서는 시점부터 안전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4월5일 경기 성남 분당구에 위치한 정자교 측면 보도부가 붕괴되는 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정자교는 1993년 6월 준공 후 30년이 경과한 노후 교량이다. 2021년 보행은 가능하지만 보수가 필요한 'C등급'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국내 노후 교량아 무너진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4년에는 성수대교가 무너지며 총 49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후에도 노후 교량으로 인한 안전사고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토안전관리원에 따르면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교량의 비중은 2020년 18.6%에서 오는 2030년 51.3%로 급증할 전망이다.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시특법)으로 관리하는 주요 시설물이란 건설공사를 통해 만들어진 교량, 터널, 항만, 댐, 건축물 등 구조물과 그 부대시설을 말한다. 2020년 기준 전국 주요 시설물은 15만3561개소, 도로교량을 포함한 전체 교량(도로교량, 철도교량, 복개구조물, 육교 등)은 3만1806개소(20.7%)로 집계됐다. '시특법'에 규정된 시설물 안전등급 상 긴급한 보수 보강과 개축이 필요한 D, E등급은 462개소(0.3%)였으며 이 가운데 건축물 280개소(0.3%)를 제외하고 교량이 144개소(0.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건산연은 D, E등급을 받은 교량은 전체의 0.5%지만 과소 추계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분당구 탄천 교량은 총 20개로 그 가운데 정자교는 C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붕괴됐다. 지난 4월 성남시가 탄천을 횡단하는 교량 중 정자교와 이매교(2016년 준공)를 제외한 18개 교량에 대해 실시한 긴급 정밀안전진단 결과 1993~1994년에 준공된 15개 교량이 D 또는 E등급으로 확인됐다.

같은 달 경기도가 도내 C등급 교량 58개소를 점검했더니 55개소에서 철근 노출, 교면 균열 등 315건의 지적사항을 발견했다. 경기도는 141건(37개소)에 대해 연내 보수·보강 공사를 시행하고 나머지는 실시설계·예산 확보 후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고려했을 때 엄격한 정밀안전진단을 전국 단위로 실시할 경우 D, E 등급의 교량이 늘어날 확률이 높다.

교량의 사용연수가 많을수록 D, E 등급 비율이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점이 없는 최상의 상태를 나타내는 안전등급 A등급은 사용연수 ▲10년 미만 20% ▲10~20년 48.1% ▲20~30년 22.4% ▲30년 이상 9.5%로 사용연수가 많아질수록 A등급 가능성이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30년 이상된 노후 도로교량은 전국 총 8048개소로 경기(1084개) 경북(830개) 경남(671개) 강원(669개) 충남(613개) 순이었다. 지역별 노후 도로교량 비중은 서울(25.5%)이 가장 높고 대전(21.9%) 광주(21.8%) 충북(21.0%) 충남(20.4%) 강원(17.8%) 등이 뒤를 이었다.

박용석 건산연 선임연구위원은 "노후 도로교량을 유지·보수할 수 있는 도로유지보수비 증액과 각 지방자치단체의 노후 교량 투자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지자체가 관리하는 도로교량 총 길이는 1396㎞로 국가관리 도로교량(974㎞)보다 1.4배 많은 수준이지만 도로교량의 유지관리비가 포함된 지난해 도로유지보수비는 국비 2조2542억원(고속국도 제외)으로, 지방비(1조7776억원)보다 1.3배 많았다.

지난해 도로유지보수비의 경우 국비의 82.3%가 일반국도의 유지보수에 사용된 반면 특별광역시도, 지방도, 시·군·구·도의 지원은 3.6%에 불과했다. 최근 붕괴된 정자교는 성남시에서 관리하는 교량으로 지방도, 시·군·구의 교량은 국민들의 생활에서 밀접하게 이용되므로 지자체의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워윈은 "위험도로 개선사업 등 국민 생명 보호와 교통 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후 도로교량을 체계적으로 보수하는 노후교량 개선 중장기 계획도 수립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량의 수명은 건설 당시의 기술 수준과 해당 지역의 자연환경에 의해 결정되지만 이미 건설된 교량의 수명과 안전도는 정기적인 유지보수와 개량 공사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교량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고 새로 짓게 되면 철거와 신규 건설로 초기 건설보다 비용이 2~3배 이상 소요된다. 미국과 일본은 오래 전 노후 교량 개선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한 바 있으며 지자체 교량의 유지와 보강을 위한 재원을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위험도로 개선사업이란 도로의 굴곡부, 급경사 등 위험한 도로의 선형개선 등의 시행을 통해 교통사고 감소, 교통효율성 제고, 주민불편 해소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국도는 국토교통부가 1989년부터 5년 단위 기본계획에 따라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체가 관리하는 도로는 행정안전부가 시·도의 수요를 받아 제1차 중장기계획(2004~2013)과 제2차 중장기 사업계획(2014~2023) 수립·시행 중으로 지방도로 사업비는 국비와 지방비가 각 50% 비중으로 구성돼 있다. 국토부 조사 결과 위험도로 개선사업이 완료된 국도사업으로 전후 3년간 사고 건수 18%, 사망자 수 13%만큼 감소했다. 2019년 완료된 지방도로사업 17개소 전체에서 사망자가 없었고 교통사고 46%, 부상자 수 63%가 각각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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