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갈아입은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앞의 황소. /사진=대신증권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갈아입은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앞의 황소. /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이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에 명동 신사옥으로 돌아간다. 1985년 여의도에 입성한 후 31년 만이다. 이번 신사옥 입주를 계기로 뿔뿔히 흩어져 있는 계열사들을 한 데 모아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대신증권이 명동으로 이전하면서 여의도에서는 한마리 황소가 사라진다. 현재 여의도에는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대신증권 등 총 3개의 황소상이 있다. 황소는 주식시장에서 강한 상승장을 뜻한다. 최고령 황소인 대신증권의 황소는 여의도의 명물이다.

◆명동 가는 대신증권… 황소도 같이 떠나


대신증권은 옛 명동 중앙극장 자리에 지상 26층, 지하 7층 규모의 본사 사옥을 세우는 중이다. 완공 목표는 오는 10월로 계획에 차질이 없다면 올해 안에 신규 사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2013년 본사 바로 옆에 위치한 신영증권에 사옥을 매각했다. 매각가는 3.3㎡ 당 1667만원이었다. 이후 매입한 명동 사옥은 여의도 부지보다 약 3배 넓은 크기다. 여기에 대신자산운용, 대신저축은행, 대신F&I 등의 계열사가 모일 계획이다.

26개층 중 10개층은 글로벌 사무실 공유서비스 기업인 ‘위워크’에 임대한다. 위워크는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건물을 층단위로 빌린 후 다시 쪼개서 기업이나 개인에게 다시 임대하는 기업이다. 설립한지 6년이 채 안된 위워크는 공유경제의 모범적 모델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대신증권은 나머지 층 중 12개 층을 사무실로 사용할 방침이다. 로비를 포함한 나머지 지상 4개층과 지하층은 방송실이나 강당, 주차장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기존 사옥에 있던 도서관, 구내식당, 헬스장 등도 설치될 예정이다.


또한 대신증권이 명동으로 이전하면서 황소를 가져가기로 결정함에 따라 여의도 황소가 한마리 줄게 된다. 대신증권 앞에 있는 황소는 여의도 황소상 중 가장 오래됐다. 이 황소상은 1994년 고 양재봉 대신증권 창업주가 김행신 전남대 교수에게 부탁해 제작했다.

역사가 깊은 이 황소는 예전부터 여의도 투자자 사이에서 명물로 자리잡았다. 여의도에서 남은 증권사 객장이 대신증권 사옥 1층에 있어서 이 곳을 지나는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성공투자의 기운을 받으려 황소를 한번씩 문지르곤 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아직 입주할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건 아니다”며 “다만 확실한 것은 대신금융그룹의 계열사들이 한곳에 모여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사 깊은 황소상이 같이 명동으로 이동함에 따라 예전 금융중심지였던 명동에서 금융투자업의 새역사를 써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