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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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네이버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된 OCN 오리지널 드라마틱 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는 예상대로 큰 충격을 안겼다.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타인을 조종하는 ‘서문조’(이동욱 분)는 끝내 ‘윤종우’(임시완 분)를 조종해 고시원을 피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6일 종영한 <타인은 지옥이다> 10회에서는 서문조와 윤종우의 대결을 통한 마지막 결말이 공개됐다. 여자친구 ‘민지은’(김지은 분)을 구하기 위해 에덴고시원으로 돌아간 윤종우는 다시 만난 서문조와 최후의 몸싸움을 벌인 끝에 그에게 붙잡힌다.

드라마로 재현된 <타인은 지옥이다> 스토리는 웹툰과 달리 플롯에 변주를 뒀다. 윤종우의 주변을 맴돌며 그를 관찰하던 원작웹툰의 끝판왕 ‘왕눈이’ 캐릭터가 ‘유기혁’(이현욱 분)이 아닌 서문조였다는 반전을 시작으로 ‘변득수/변득종 형제’(박종환 분) 쌍둥이 설정과 고시원을 수상하게 여기는 경찰 ‘소정화’(안은진 분)를 배치해 스토리 볼륨을 키웠다.


원작의 음침하고 소름끼치는 상황을 따라가면서도 인물들의 갈등과 사건을 독특하게 구성해 웹툰을 본 독자나 드라마로 입문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배가시켰다. 결말 역시 원작과 어떻게 다를지 비교하는 것이 키포인트로 남았다.

웹툰의 경우 윤종우가 고시원 인물들과 혈투 끝에 모두를 죽인 후 병원에 실려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그 과정에서 거리에 나온 왕눈이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장면이 윤종우의 상상이었음이 드러나고 구급대에 실려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드라마는 비슷한 전개를 따르면서도 반전 캐릭터 서문조의 역할이 크게 부각된 채 끝을 맺었다. 웹툰의 왕눈이와 드라마에 나온 서문조는 윤종우를 자기와 같은 성향의 인물로 파악하고 그를 움직이게 만드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살인에 무감각해지는 윤종우에게 죽음을 맞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확신하며 숨을 거둔다.


/사진=타인은 지옥이다 홈페이지
/사진=타인은 지옥이다 홈페이지
물론 드라마의 결말은 웹툰과 미세한 차이가 있다. 고시원 사람들이 내재된 갈등에 사로잡혀 서로를 죽이는 과정이 윤종우가 홀로 저지른 살인이라는 점. 서문조의 바람에 따라 윤종우가 가스라이팅(세뇌를 통해 정신적 학대를 당한다는 심리학 용어) 당하면서 잠재적 살인마로 변한 것들이 표면적으로 드러난다.
웹툰에서는 왕눈이 환영에 시달렸지만 주인공은 끝내 연쇄살인을 저질렀고 그에 따른 쾌감과 안도감을 느끼며 마무리된다. 결국 살인에 눈을 뜬 윤종우가 죽은 왕눈이를 이어갈 새로운 악인으로 변하는 과정을 담는다.

윤종우가 여자친구를 구하고 경찰들이 서문조를 체포하는 ‘권선징악’의 반전 대신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더 뚜렷한 개연성을 선택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강한 충격으로 다가갔고 윤종우에게 투영된 서문조를 보여줌으로써 시즌2를 기대하게 했다. ‘반전’ 대신 선택한 ‘강조’가 <타인은 지옥이다>를 웰메이드로 만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