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KIA 타이거즈를 떠나 롯데 자이언츠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한 내야수 안치홍. /사진=뉴시스(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6일 KIA 타이거즈를 떠나 롯데 자이언츠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한 내야수 안치홍. /사진=뉴시스(롯데 자이언츠 제공)

안치홍이 KIA 타이거즈를 떠나 롯데 자이언츠로 향한다.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등 마음 먹고 새 시즌을 준비하던 KIA로서는 때 아닌 암초에 직면했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6일 "자유계약선수(FA) 내야수 안치홍과 계약기간 2년, 최대 26억원(계약금 14억2000만원, 연봉 총액 5억8000만원, 옵션 총액 6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여기에 2년 연장 옵션이 발동된다면 안치홍은 최대 4년 동안 56억원을 받는다.

안치홍과의 계약은 롯데에게 남은 마지막 스토브리그 퍼즐과 다름 없다. 그는 2009년 2차 1라운드 1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지명돼 프로에 데뷔한 뒤 지난 시즌까지 통산 1124경기 타율 0.300, 100홈런 586타점 598득점 106도루로 활약했다. 세차례 골든글러브와 두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하며 리그 정상급 2루수로 평가받았다.


롯데는 이번 겨울 '센터라인 강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위해 한화 이글스에서 포수 지성준을 데려왔고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유격수 딕슨 마차도를 새 외국인 타자로 영입했다. 여기에 안치홍까지 가세하면서 다음 시즌 롯데의 내야는 76번의 실책(리그 2위)을 기록했던 2019시즌보다는 한층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맷 윌리엄스 신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지난해 11월15일 광주 서구 KIA자동차 광주공장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맷 윌리엄스 신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지난해 11월15일 광주 서구 KIA자동차 광주공장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면 시즌을 준비하던 KIA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떨어졌다. KIA는 오는 2020시즌 반등을 위해 메이저리그에서 코치 경력을 쌓은 맷 윌리엄스 감독을 선임하는 등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내야 핵심인 안치홍-김선빈 키스톤 콤비가 FA 자격을 얻었지만 두 선수 모두 재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을 걸고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안치홍이 갑작스레 이탈하면서 구상이 어그러질 위기에 처했다. 이미 외국인 3명과의 계약을 완료한 상황에서 안치홍의 공백을 매울 만한 외국인 내야수를 영입할 수도 없다. SK 와이번스에서 방출됐던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과 계약을 맺었으나 1984년생으로 올해 37세인 나이가 걸린다. 1993년생 내야수 황윤호가 지난해 0.301의 타율로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직 풀 시즌을 치른 적이 없다는 점에서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여기에 또다른 FA 김선빈과의 계약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이 KIA의 불안을 더욱 가중시킨다. 우선 조계현 KIA 단장은 안치홍의 롯데행이 확정된 뒤 여러 매체를 통해 김선빈은 무조건 잔류시키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안치홍이 예상 밖 선택을 하며 팀을 떠난 상황에서 김선빈까지 다른 팀으로 옮긴다면 윌리엄스 감독의 첫 시즌은 예상 외로 더 험난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선빈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 KIA의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