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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는 지난 주말 구단 레전드 출신 안드레아 피를로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사진=로이터 |
유벤투스 구단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마우리시오 사리 감독의 후임으로 피를로를 낙점했다고 밝혔다.
1979년생인 피를로는 현역 시절 최정상급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주로 딥라잉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한 피를로는 수비진 바로 앞에서 유려한 볼컨트롤과 탈압박, 그리고 정확한 패스 실력을 선보였다.
커리어도 화려하다. AC밀란에서 세리에A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고 유벤투스로 이적한 뒤에도 리그 4연패에 일조했다. 이탈리아 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릴 당시 피를로도 함께했다.
다만 감독 커리어는 일천하다. 피를로는 2015년 유벤투스를 떠난 뒤 미국으로 넘어가 뉴욕 시티에서 2시즌을 뛰었다. 현역 은퇴 이후에는 별다른 지도자 경력이 없다.
피를로 본인 역시 감독직에 희망이나 기대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 축구 지도자 자리에 직접 난색을 표한 바 있다. 10일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피를로는 과거 자신의 자서전에서 "난 내가 감독이 될 거라는 데 단 1센트도 걸지 않겠다"라며 "난 그 직업에 끌리지 않는다. 그 자리는 수많은 우려가 함께한다"라고 밝혔다.
때문에 유벤투스가 감독 경력이 일천한 데다 본인도 지도자에 큰 욕심을 두지 않았던 피를로를 선임한 이유에 대해 의문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BBC는 "안드레아 아그넬리 유벤투스 회장은 '도박'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했다"라고 전했다. 세리에A 9연패를 달성하는 등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으나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강수를 뒀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