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이 다음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의결할 계획인 가운데 비상장 약속을 지킬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이태성 세아베스틸 부사장. /사진=머니투데이(세아홀딩스 제공)
세아베스틸이 다음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의결할 계획인 가운데 비상장 약속을 지킬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이태성 세아베스틸 부사장. /사진=머니투데이(세아홀딩스 제공)
세아베스틸이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기업공개(IPO)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신설 자회사가 7500억원이 넘는 부채를 부담하는 상황에서 IPO를 통한 자금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베스틸은 다음달 말 주주총회를 열고 물적분할 안건을 의결한다. 안건이 의결되면 세아베스틸은 존속법인 세아베스틸지주와 신설법인 사업회사 세아베스틸로 분리된다.
기존 주주들은 주주가치 훼손을 우려해 물적분할을 반대했다. 세아베스틸은 주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물적분할 후 주력 자회사를 상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물적분할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상장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는 세아베스틸의 상장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내다본다. 자회사이자 신설법인인 세아베스틸이 부채 대부분을 가져갔기 때문에 투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상장을 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존속법인인 세아베스틸지주는 물적분할 후 2628억원의 부채를 부담하고 세아베스틸은 7691억원을 떠안는다. 세아베스틸지주의 자본총계는 1조5688억원이지만 세아베스틸은 6225억억원에 불과하다. 세아베스틸의 부채비율은 123.6%이다. 부채비율이 200% 이하는 안정적인 편에 속하는데 흑자전환이 지난해 3분기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는 없다.

세아베스틸지주의 유동성이 부족한 점도 상장 이유로 꼽힌다. 자산 1조8315억원의 91.6%인 1조6776억원이 종속-관계기업 투자자산이다. 현금이 부족할 경우 투자자산을 매도해 유동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100억원에 그치는데 유동부채는 1526억원에 달해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투자자 A씨는 “물적분할 발표 후 기업의 앞날을 전혀 예측할 수 없게 됐다”며 “대주주들의 수입 부족으로 물적분할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B씨는 “포스코와 같이 물적분할 후 상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해야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보도자료나 구두상으로 비상장 방침을 밝혀왔다”며 “비상장 내용을 정관에 넣는 것은 흔치 않다”고 짧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