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전기차 수리비로 전기차 보험료가 내연기관에 비해 크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아 EV6./사진=기아
고가의 전기차 수리비로 전기차 보험료가 내연기관에 비해 크게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아 EV6./사진=기아


#. 강원도 고성군에 거주하는 기아 EV6 차주 이씨는 얼마 전 여자 친구와 미시령 구도로를 넘다가 보호난간에 부딪혀 배터리가 파손됐다. 얼마 후 서비스센터에서 그에게 청구한 금액은 무려 2000만원. 범퍼수리비용 50만원에 배터리교체비용을 1950만원이 소요된 것이다.

다행히 배터리 특약에 가입했던 이씨는 보험처리 할 수 있었다. 특약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전부 지불해야 했다는 생각에 이씨는 아찔해진다.


전기차의 평균 수리비(245만원)가 일반 자동차보다 57만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비싼 배터리 값이 높은 수리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사고율도 높아 평균보험료는 94만3000원으로 일반 자동차와 비교해 18만원 비쌌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자차담보 평균수리비는 245만원으로 내연기관차보다 30.2%(57만원) 높았다. 수리비에 포함된 전기차 부품비가 150만원으로 내연기관차보다 50만원 비싸다.

2021년 12월말 자동자보험에 가입한 전기차는 18만4000대로 3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었다.


전기차의 수리비가 높은 이유는 핵심 부품인 고전압 배터리의 높은 교체비용, 전자제어장치·센서 등 전자장치의 높은 수리비 등이 원인이다.

특히 고전압 배터리는 전문 정비업체 부족으로 부분수리가 곤란하고, 제작사의 교환정책 등으로 경미한 손상에도 전부 교체 수리해 비용이 많이 든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평균 가격은 2000만원 수준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배터리 핵심 원재료(니켈, 리튬)의 가격이 상승 중이여서 향후 수리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전기차 사고율은 18.1%로 비전기차에 비해 2.1%포인트 높았다. 장거리 운전자가 많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마일리지 특약 가입자 가운데 1만5000km(환급없음) 초과 운행한 전기차 비중은 24.2%로 비전기차에 비해 2.3배 높았다.

높은 수리비와 사고율, 비싼 차량 가격은 보험료로 연결된다. 지난해 개인용 전기차의 평균 보험료는 94만3000원으로 3년전과 비교해 24만2000원(34.5%) 늘었다. 비전기차 평균보험료보다 18만1000원 비싸다. 전기차의 평균 차량가액은 4236만원으로 비전기차의 2.7배다.
전기차는 보급 초기단계로 아직 고가의 고전압 배터리 관련 통일된 진단과 수리·교환 기준이 없다. 배터리를 교환 수리하는 경우 사전에 보험사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

현재 11개 보험사는 전기차 특성을 고려해 자동차보험 가입 시 부가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특약을 판매 중이다. ▲충전 중 사고 특약 ▲전기차 초과수리비용 특약 ▲전기차 긴급출동서비스 특약 등 본인에게 필요한 특약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기차만의 고유위험으로 인한 보장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특약 상품 개발을 유도할 예정"이라며 "보험업계가 전기차 고전압 배터리에 대한 진단과 수리·교환 기준 등을 마련해 나가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