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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순서
①수입·명품만 잘나갔다… '울상' 토종 패션기업 활로는?
②"땡큐, MZ세대!"… 골린이·테린이 홀린 패션업계
③패션기업의 이유 있는 외도
①수입·명품만 잘나갔다… '울상' 토종 패션기업 활로는?
②"땡큐, MZ세대!"… 골린이·테린이 홀린 패션업계
③패션기업의 이유 있는 외도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산업 전반적으로 '프리미엄'이 불티나게 팔린다. 패션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이후 고급 라인과 명품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17조원에 육박하며 성장세를 유지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21년 한국 명품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4.6% 증가한 141억6500만달러(약 16조7000억원)다. 인구가 많은 미국, 중국, 일본과 글로벌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에 이어 7위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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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루샤'로 불리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도 국내에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사의 매출액은 3조2000억원대로 전년대비 1조원 가까이 늘었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1조4681억원으로 전년대비 40% 증가했다. 샤넬코리아는 1조2238억원, 에르메스코리아는 527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2%, 26% 늘며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냈다.
전문가들은 패션에서 양극화가 두드러지며 명품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에 비해 명품에 대한 지식과 인식이 늘어나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할 만한 패션을 원하는 경향이 이어지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다양성 추구로 브랜드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디자인을 보면서 패션에서 소비의 양극화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고집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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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패션기업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기반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은 ▲2019년 1조4250억원 ▲2020년 1조3255억원 ▲2021년 1조4508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명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코로나19 이후 ▲주세페 자노티 ▲릭오웬스 ▲질샌더 등의 수입 판권을 획득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해외 브랜드 매출은 1500억원, 국내 브랜드 매출은 748억원 수준이다. 2019년 해외와 국내 브랜드 매출 격차는 300억원대였지만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다른 패션 기업들과 비교할 때 해외 패션 부문의 매출은 2분기에도 전년 대비 30%대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섬 역시 2019년 매출을 넘어섰다. 한섬의 매출은 ▲2019년 1조2598억원 ▲2020년 1조1959억원 ▲2021년 1조3874억원이다. 한섬의 실적 회복에는 온라인 매출 비중 신장과 프리미엄 브랜드의 선전이 있었다.
한섬은 타임 등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며 엄격한 가격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수입명품 수준의 가격대에 할인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섬 관계자는 "타임·랑방컬렉션·타임옴므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토종 패션기업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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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과 수입 브랜드, 프리미엄 브랜드는 인기를 끌고 있지만 중저가 브랜드는 쪼그라들었다. LF의 경우 중저가 편집숍 브랜드 어라운드더코너 사업을 중단했다. 지난 1월 온라인몰 운영을 끝내고 LF몰과 사업부를 통합했다. 매장 철수도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중저가 패션 브랜드를 주로 운영하는 세정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세정은 한때 매출 1조원까지 달성했지만 점점 하락세를 보이더니 2019년에는 3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더욱 상황이 어려워져 2020년 2693억원, 2021년 2639억원으로 매출이 줄었다. 세정의 대표 패션 브랜드는 올리비아로렌, 웰메이드 등이다.
패션그룹 형지의 주력 계열사인 형지I&C도 고전하고 있다. 형지I&C의 매출은 ▲2019년 1021억원 ▲2020년 671억원 ▲2021년 655억원이다. 2019년 5억원의 흑자 이후 내리 적자를 내고 있다. 형지I&C는 남성 셔츠 브랜드 예작, 여성 캐주얼 브랜드 캐리스노트 등의 중저가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이 교수는 "패션 양극화 격차가 커지고 있는데 이는 고가의 브랜드 소비층으로 들어가고 싶은 소비자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 결과 패션에 대한 지출이 과다하게 늘어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