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마주 보면 피할 수 밖에 강렬한 눈빛, 다정함과 느끼함 사이를 오가는 목소리와 말투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보게 되는 남자 최준. 쇼핑 트라우마를 소환하는 능글맞은 말투에 순식간에 돌변하는 불같은 성격을 가진 남자 쿨제이. [코미디언을 만나다]의 스물일곱 번째 주인공은 유튜브 콘텐츠 전성기를 대표하는 캐릭터 최준, 쿨제이를 탄생시킨 김해준이다.
2018년 tvN '코미디 빅리그'로 데뷔한 김해준은 공개 코미디 무대는 물론 유튜브 코미디 콘텐츠를 통해 '부캐 1인자'로 사랑받았다. 그가 선보인 '카페사장 최준' '동대문 옷가게 쿨제이'의 캐릭터는 유튜브를 넘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TV로, 또 현실에서 열풍을 일으켰다.

최준에 스며들었다는 의미의 '준며들다'는 '본캐' 김해준에 스며들었다의 의미로 확장됐다. 극화된 캐릭터와 달리 의외로(?) 다정하고 듬직한 모습이 또 다른 반전 매력을 선사한 것. 김해준에 대한 대중의 호감도 더욱 높아졌다.


지금 김해준은 어떤 날들을 보내고 있을까. 뜨거웠던 최준과 쿨제이 열풍을 돌아보며 "운이 좋았다"고 겸손한 답을 내놓은 그는 요즘 또 다른 '재미'를 만들기 위해 생각, 또 생각으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시대와 공감한" 코미디를 선보이고 싶다는 코미디언 김해준을 만났다.

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을 만나다】①에 이어>

-앞서 피식대학의 인터뷰에서 김해준 영입을 두고 '간청하면 생각은 해보겠다'라고 답했는데.

▶간청 자체를 거절한다.(웃음) (피식대학에서) 함께 하는 건 아니지만 거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피식대학은 내게 은인이다.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데, 그 친구들과 함께 하지 않았으면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거다. 이제는 서로 장난치면 꼴보기 싫을 때도 있는, 가족같은 관계다.

-이번에 피식대학 소속사에 들어갔는데.


▶정영준 대표님이 저희와 콘텐츠 회의도 많이 했고 눈앞의 그림이 아니라 멀리 봐주는 분이다. 개그 이해도가 높다. 또 이런 동료들과 함께 라면 함께 이뤄나갈 수 있는 게 많은 것 같아서 믿음이 컸다.

-콘텐츠 회의를 많이 하다 보면 어떤 것들이 실현되고 어떤 것들이 탈락하나.

▶지속가능한 것인지가 중요하다. (매번) 하나씩 촬영하면 시간적으로 맞지 않고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이것이 (시청자가 볼때) 러블리한 점이 있는지, 요즘의 관심사에 부합하는지를 생각한다. 디테일한 것을 잡을 때 뭔가 찝찝한 것이 있으면 그걸 해소해야 한다. 그냥 가면 안 풀린다.

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요즘에도 오래 걷고 버스여행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얻나.
▶가장 많이 아이디어를 얻는 시간이다. 예전에는 일산 근처까지 걸어다니고는 했다.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걷는데, 어느 순간 노래가 안 들리고 내 생각에 집중하게 될 때가 있다. 딱 그때 뭔가 나오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스케줄도 많고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시간을 내려고 한다. 나는 성격상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집에 가만히 있는 것보다 계속 움직이면서 하는 거다.

-여러가지 부캐릭터를 가지고 있고, 실제 김해준으로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데 벅차지 않나.

▶쉽지는 않다. 시간을 나눠서 써야 하는데 전보다는 확실히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한다. 뭔가 분산된 느낌인데 그게 포화상태인 거다. 그러다 보니 집에 가도 생각을 멈추지 않고, 자기 전까지도 생각이 너무 많다. 지금은 마음도 조금 비우고 생각도 조금 비워야 할 때인 것 같다. 캐릭터가 많아져서 힘든 게 아니라, 여러가지 일을 하다 보니 어떻게 조율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김해준의 목표가 있나.
▶앞으로의 목표를 안 정하려고 한다. (목표를 정하면) 나를 너무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지금은 내 눈 앞에 있는 걸 잘 하고, 또 힘든 건 덜어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재미있는 캐릭터를 할까, 또 어떻게 (상황을)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잇다.

-유튜브 콘텐츠는 구독자나 조회수 등 반응이 수치로 보이는데 마인드 콘트롤도 하나.

▶우리 콘텐츠 중에 잘 되는 것도 있고 비교적 조회수가 안 나오는 것도 있다. 그런데 거기에 연연하다보면 나 스스로가 힘들어진다. 어찌됐든 그걸 위해서 쫓아가는 게 아니라,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것들을 조금 더 길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즐거워야 보는 분들도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회의도 (반응에) 휩쓸려서 하는 게 아니라 지금 우리 안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찾으려고 한다.

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코미디언 김해준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유튜브로도 잘 나가는데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코빅'을 계속 하는 이유가 있나. 쉽지 않은 일일 것 같은데.
▶내 데뷔무대이기도 하고 공개 코미디 무대에서도 좋은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다. (공개 코미디에서는) 크게 주목받은 캐릭터가 많이 없다. 지금 '코빅' 새 쿼터를 시작했는데 여러가지로 쉽지 않다. 계속 코너를 올리고 새로운 걸 만드는 과정이다. 또 무대가 주는 힘이 있다. 관객의 환호성, 반응을 받으면 정말 크게 와닿는다.

-김해준이 생각하는 코미디란 무엇인가.

▶시대를 공감하는 것이다. 요즘을 반영한 것들, 공감하는 것들, 좋아하는 것들이 담겨 있다. 어느 시대든 그때의 코드가 있고 그게 (코미디에) 반영이 된다. 시대의 공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이 있나.

▶대단한 걸 생각하지는 않는다. 재미있어 하는 것들을 조금 더 오랫동안 하고 싶다. 그것(재미있는 것)이 모였을 때 또 새로운 것이 만들어질 수 있다. 공연도 여러가지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