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뉴진스의 타이틀곡 중 하나인 '쿠키'가 성상품화 가사를 사용했다는 논란에 대해 어도어 측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갑론을박이 진행중이다. /사진=어도어 제공
걸그룹 뉴진스의 타이틀곡 중 하나인 '쿠키'가 성상품화 가사를 사용했다는 논란에 대해 어도어 측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전히 갑론을박이 진행중이다. /사진=어도어 제공

걸그룹 뉴진스의 타이틀곡 '쿠키'(cookie)가 가사의 선정성 논란으로 여전히 시끄럽다.

뉴진스 소속사 하이브 산하 어도어는 지난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트리플 타이틀곡 중 '쿠키'의 가사 논란이 발생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예기치 못하게 의도가 곡해되는 상황으로 불편함을 느끼시거나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께 우선 사과 말씀드린다"고 운을 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어도어는 "'쿠키'는 'CD를 굽다=쿠키를 굽다' 아이디어에 착안해 걸그룹 신(scene)에서 흔히 시도되지 않았던 비트를 기반으로 앞으로 우리가 시도하려는 새로운 도전 자체를 상징한다"며 "'쿠키'는 곡 자체를 주식이 아닌 디저트로 표현하는 겸손함을 보여주지만 주식을 능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작 기간 내내 '쿠키' 가사에 대한 어떤 의구심도 없었다. '건강함'과 '새로움'이라는 우리의 기획 의도가 너무나도 선명했기 때문이다. 가늠할 수 없는 전 세계의 슬랭은 모두가 알고 익혀야 하는 표준어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수의 영문학 박사, 통/번역 전문가, 네이티브 스피커 및 일반 외국인들에게 확인했으나 '통상 쓰이는 개념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다수였으며 '그런 의미가 있는지 몰라 찾아 보았다'는 의견들도 있었다"며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번역을 해석함에 있어 100% 단정지어 확신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도어는 '쿠키' 작사가에 대해 언급하며 "작사가 2명은 한국 국적, 스웨덴 국적으로 영어가 모국어인 30대 여성들이다. 번역가는 한국 국적으로 영어와 한국어가 모국어인 바이링구얼(2가지 언어 구사) 여성이다. 제작 의도가 선명했고 여타 불순한 여지를 의심하지 못했던 탓에 모두 해당 논란에 대해 아연실색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령대가 어린 팀에 발생한 노이즈는 어떤 면에서도 달갑지 않다. 불필요한 의혹을 노린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으며 모두의 의욕을 떨어뜨려 마음만 고단하게 할 뿐"이라며 "말씀드린 맥락과 의도, 그리고 저희의 진심을 근거로 이제 불필요한 의심은 말끔히 걷어주시고 공들여 준비한 저희 콘텐츠의 '선의'를 마음 편히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앞서 해외 팬들 사이 영단어 '쿠키' 자체가 미국에선 여성의 특정 부위를 암시하고, 성적 은유에 쓰인다는 해석과 비판이 이어졌다. 현재 이 곡의 유튜브 뮤직비디오 영상에는 "미성년자에게 이런 가사를 부르게 하는 건 옳지 않다" "어린 멤버들은 뜻도 모를 것"이란 영어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 뉴진스 멤버 5명은 현재 전원 미성년자로 가장 어린 멤버가 2008년생(14세)이다.

이에 대해 김태훈 통번역가는 "이미 영어에 능통한 수많은 이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인데, 왜 유독 어도어가 확인을 요청한 영어 전문가들만 만장일치로 어도어 편을 들었나"라며 어도어의 해명을 재반박했다. 김태훈 통번역가는 앞서 뉴진스의 '쿠키' 가사가 여성의 성을 상징하며, "집에 놀러 오면 보여주겠다" 식의 가사가 전원 미성년 여성 멤버들로 구성된 뉴진스가 부르기에는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 통번역가는 "시스템의 실패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다시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시스템의 실패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고 지적하면서도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건 고무적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케이팝 문화의 건전한 성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뉴진스의 가사를 지적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밖에 뉴진스는 데뷔 전부터 다른 선정성 내용과 소속사 민희진 대표의 과거 사례와 맞물려 '소아성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어도어와 민희진 대표는 "당사는 뉴진스 및 당사 콘텐츠와 관련한 악의적 비방·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 등의 행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입장에도 선정성 논란에 대한 갑론을박은 여전히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