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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물류혁신 시험대로 불리는 대구 풀필먼트 센터(대구FC)의 급여 수준이 대구 지역 타 물류센터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구인·구직정보사이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첨단 물류센터인 대구FC의 FC 공정 급여(이하 일급)은 주간 7만6960원, 야간 10만1010원이다. 허브 공정의 경우 주간 8만800원, 야간 10만5000원이다. 일반 물류센터인 대구 6 물류센터의 급여도 이와 같다.
FC 공정은 집품, 포장, 검수, 진열 등으로 구성됐고 허브 공정은 상·하차, 물품분류 등의 업무를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허브 공정이 더 어려워 급여가 높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대구FC는 자동화 기술과 인공지능(AI) 기술이 집약된 곳이다. 쿠팡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센터를 만들기 위해 3200억원 이상 투자했다. 집품 공정에서는 AGV라는 무인운반로봇이 선반을 작업자에게 옮겨준다. 작업자는 자리에 서서 상품을 꺼내 바코드를 찍는 등의 업무를 한다.
허브 공정인 분류 작업에서는 '소팅봇'이 운송장 바코드를 오버헤드 스캐너로 인식해 분류한다. 작업자는 소팅봇 위에 상품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쿠팡 측은 AGV와 소팅봇이라는 로봇 도입 후 해당 공정의 업무량이 65%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업무량이나 강도는 줄었지만 급여는 그대로라는 말이다.
쿠팡 측은 대구FC의 자동화 기술은 작업자를 돕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달 취재진에게 대구FC를 공개한 자리에서 강정훈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는 "쿠팡의 디지털 기술은 고용을 줄일 것이라는 통념을 깨고 고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물류산업이 노동집약 기반에서 기술과 사람이 공존하는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산업으로 향해 가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용직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의 임금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보통 물류센터별 임금 차이는 거의 없다"면서도 "로봇과 AI 기술 등이 상당 부분 적용된 센터라고 해도 임금을 줄이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