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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시그넷이 미국 정부가 예산을 지원하는 기반시설 사업에 미국산 건설 자재를 사용하도록 하는 '바이 아메리카' 규정에 적기 대응하며 현지 1위 사업자의 입지를 한층 공고히 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전기차 충전기에 적용되는 '바이 아메리카' 세부 규정을 확정함에 따라 앞으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은 모든 전기차 충전소는 미국에서 생산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내년 7월부터는 충전소 외관 등에 들어가는 건설자재의 미국산 비중은 55%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충전기도 미국 내 최종조립 조건 외에 미국산 철강을 사용한 외부 케이스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 기준을 맞춰야만 현지 정부가 제공하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미국 행정부가 책정한 전기차 충전기 구축 지원금 예산은 총 75억달러(약 9조6000억원)다.
SK시그넷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SK시그넷은 미국 초급속 충전기 1위 업체로, 현재 206억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 플레이노시에 전기차 충전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 공장은 대지 면적 약 1만5000평, 건물 면적 4000평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주력 생산 제품은 350kW급 이상 초급속 충전기이며 연산 규모는 1만기가량이다. SK시그넷은 올해 2분기 양산을 목표로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산 철제 케이스 부품 및 제조사 업체도 확보한 상황이다. SK시그넷은 지난해부터 미국 내 케이스 제작 업체와의 실무협의와 실사를 거쳐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SK시그넷의 선제대응 덕분에 이미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SK시그넷은 미국 1조원 이상 투자유치 유니콘 기업인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CPO) '테라와트 인프라스트럭처'와 첫 수주 계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미국내 고속도로에 80km(50마일)마다 초급속 충전소를 설치하는 'NEVI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보조금 기준을 빠르게 맞출 수 있는 SK시그넷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박흥준 SK시그넷 마케팅본부장(CMO)은 "NEVI프로그램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적용으로 더욱 치열해질 미국 내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서 빠르게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