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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당 최고 1억1000만원의 역대 최고 분양가로 이름을 알린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아파트 통합 재건축) 아파트의 단지 내 상가가 다음달 주인을 맞이한다. 지하철 3개 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과 인접하다는 점에서 입지 장점이 부각되지만, 고금리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분양가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준공·입주를 앞둔 '래미안 원베일리' 단지 내 상가가 다음달 초 일반분양에 나선다. 원베일리 상가는 지하 3층~지상 5층, 300여개 호실 중 일반분양은 162호실이다. 위치와 층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1층의 경우 3.3㎡당 7800만원에서 1억1000만원까지 높은 분양가를 자랑한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고속터미널의 상권 프리미엄을 고려해 분양가가 높게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고속터미널 맞은편 반포쇼핑타운이나 지하상가 등이 있어 유동인구가 아파트 단지 내 상가까지 이어질지는 잘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이어 "높은 분양가가 높은 월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공실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본격 분양 전부터 생겨난 공실 우려에 입주 예정인 조합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018년 입주를 시작한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가 준공 5년째인 현재까지 상가 보류지 잔여분을 마저 매각하지 못했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상가 잔여분 4곳에 대한 입찰을 진행했으나 실패했다. 이런 이유로 조합은 해산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매각공고만 벌써 세 번째다. 그 중 1월 초 매각된 지하1층 점포 한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주인을 찾지 못했다.
단지 입지가 상급지임에도 상가가 안 팔리는 배경에는 금리가 있다.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 대비 대출 규제의 영향을 덜 받지만 대출 의존도가 높아 금리가 높아지면 이자가 늘어나므로 그만큼 수익성이 떨어진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수도권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건수는 전년 동기(1만3746건)에 비해 55% 가량 감소한 6072건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현행 조례 때문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은 상업지역에 주상복합 건축물을 지을 때 공동주택 부분 연면적을 전체의 90% 미만으로 제한하는데, 구체적 비율은 시도별 조례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서울의 주거·상가 비율은 9대 1이다. 부산·대구·대전 등이 8대 2인 것과 비교된다. 9510가구 대단지 헬리오시티의 상가가 612개실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 팀장은 "헬리오시티의 경우 인근에 학교가 적어 학원과 보육시설들이 부족하고 잠실역이나 석촌역, 방이역 등 인근 경쟁상권이 많은 것도 공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