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진 케이카의 주가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케이카 본사. /사진=김창성 기자
뚝뚝 떨어진 케이카의 주가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케이카 본사. /사진=김창성 기자

매각을 앞둔 직영 중고자동차 거래 플랫폼 케이카의 주가가 처참하다. 52주 고가(3만7300원) 대비 3분1 수준의 가격으로 곤두박질치면서 국민연금(지분 5.3%)과 소액주주(지분 14.9%)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이미 투자금액의 3배 이상을 회수하며 배를 잔뜩 불려 등 돌릴 궁리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카의 주가는 전날 1만166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1년 10월13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첫발을 내디딘 케이카의 공모가는 2만5000원이었다.

케이카의 주가는 한 때 4만만원대를 향해 달리며 고점을 찍었지만 현재는 간신히 1만원대 턱걸이 수준이다.

케이카의 주가는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반토막 났지만 이미 두둑히 배를 불린 대주주 한앤컴퍼니는 떠날 채비를 마쳤다.


한앤컴퍼니는 구주매출로 약 3000억원을 회수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케이카 리캡(자본재조정)을 실시해 약 5000억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케이카는 최근 2년9개월 동안 약 981억원을 배당했다. 연도별로는 2020년 347억원, 2021년 361억원, 2022년(3분기 누적) 274억원이다.

한앤오토서비스홀딩스 유한회사를 통해 지분 72%를 보유한 한앰컴퍼니는 이를 통해 700억원의 배당수익을 챙기는 등 이미 투자금액의 3배 이상을 회수했다.

현재 케이카의 시가총액은 5600억원 수준이다.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지분 72%의 가치는 약 4000억원 수준.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케이카의 매각가가 약 20% 내외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증시불황으로 요동치는 주가를 고려하면 케이카의 매각가는 5000억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지만 매각이 완료되면 매각대금은 한앤컴퍼니의 추가수익으로도 돌아가 떠나는 순간까지 두둑이 배를 불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30일 기준 케이카의 지분 구조는 72%(3462만2302주)를 보유한 최대주주 한앤오토서비스홀딩스와 소액주주(14.9%·715만2515주), 국민연금(5.3%·253만2698주), 우리사주조합(0.6%·29만6759주) 등이다.

잔뜩 배를 불리고 헤어질 결심을 마친 한앤컴퍼니는 들떠 있지만 곤두박질 친 주가에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한숨만 깊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카의 기업가치 전망을 높게 보는 시각이 적은 데다 경기 불황에 현재 매수후보군도 마땅치 않아 매각작업이 더딜 순 있다"며 "증시 회복이 요원한 상황에서 이미 두둑한 투자수익을 챙긴 한앤컴퍼니로서는 아쉬울 게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