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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치악산' 개봉을 두고 원주시와 제작사의 갈등이 커지며 결국 법정싸움으로 번지게 됐다. 오는 9월1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치악산'은 40년 전 의문의 토막 시체가 발견된 치악산에 방문한 산악바이크 동아리 '산가자' 멤버들에게 일어난 기이한 일을 그린 호러 영화다. 치악산에서 18토막난 시신 10구가 발견됐다는 괴담을 담았다.
개봉 소식이 들리자 원주시는 영화가 치악산을 부정적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며 상영 반대 목소리를 높였고 지난 25일 '치악산' 제작사 도호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원주시가 ▲실제 지명인 치악산이 그대로 사용된 제목 변경 ▲영화 속 치악산이라는 대사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 또는 묵음 처리 ▲ 영화 본편 내 실제 지역과 사건이 무관하며 허구의 내용을 가공하였음을 고지 등을 요구했다고 알렸다.
제작사는 이미 시사회 일정이 잡혀 있으며 영화가 해외 110개국에 수출 예정돼 있다는 점을 들어 제목 수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주요 배우가 군 복무 중이라 재촬영이 불가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원주시 요청을 거부했다.
원주시 측은 최근 칼부림 사고와 등산로 성폭행 등 강력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치악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주민 불안은 물론 모방 범죄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 또 치악산을 브랜드로 사용하는 농축산업계 및 관광업계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원주시는 실제 지명을 사용한 공포 영화 '치악산'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과 영화 상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유무형의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의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원주 치악산 구룡사 신도연합 역시 보이콧을 선언하며 '치악산'에 대한 반기를 든 상태다.
오는 3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치악산'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날 박선웅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