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의 대표격이었던 MZ세대의 뒤를 이어 잘파세대가 새로운 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세대 교체가 더욱 빨라진 셈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요즘 아이들’의 대표격이었던 MZ세대의 뒤를 이어 잘파세대가 새로운 세대로 떠오르고 있다. 세대 교체가 더욱 빨라진 셈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2018년 10월 출판된 도서 '트렌드코리아 2019'를 통해 처음으로 등장한 MZ세대는 사회·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밀레니얼(M) 세대와 Z세대를 합친 단어인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이들을 뜻한다. MZ세대는 소비 트렌드뿐만 아니라 '요즘 아이들'로 불리며 사회 전반에 큰 파동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제 MZ세대도 새로운 세대의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연말 잘파세대가 전면에 등장하면서다. 잘파세대는 Z세대와 알파세대를 합친 것으로 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세대를 뜻한다. '요즘 아이들'에서 밀레니얼 세대가 밀려난 것이다.


MZ세대가 등장한 지 6년 만의 변화다. 한 세대가 10년도 채우지 못하고 변화를 맞이할 만큼 최근 세대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분초사회, 사회 변화는 더 빨라진다

2024년 트렌드 키워드로 떠오른 분초사회. 과거에 비해 사회 변화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024년 트렌드 키워드로 떠오른 분초사회. 과거에 비해 사회 변화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세대 변화가 과거에 비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원인에 대해 "디지털 문화, 소비와 관련된 것의 변화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IT· AI 등 여러 디지털 기술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세대에 따라 기술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 빠르게 변하는 사회 현상을 일컬어 '분초사회'라고 표현한다. 지난해 10월 발간된 '트렌드 코리아 2024'에서는 분초사회를 올해의 키워드로 소개했다. 과거 한 달·일·시간 단위로 사회가 변했다면 이제는 분·초 단위로 변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과거에 비해 최근 사회 변화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분초사회로 접어들면서 세대 변화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등장한 MZ세대가 한물가고 잘파세대가 새롭게 뜨는 것처럼 세대 변화도 분초사회 영향을 받아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밀레니얼 세대도 벌써 기성세대?

세대 변화가 일어나면서 기성세대와 Z세대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이는 국내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기성세대와 Z세대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구인·구직 플랫폼 기업인 레주메빌더(Resumebuilder)가 지난해 4월 미국 내 1344명의 기업 관리자·비즈니스 리더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74%가 Z세대 직원과 일하는 것이 힘들다고 답했다.

기성세대와 Z세대의 갈등도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의 구인구직 플랫폼 기업인 레주메빌더(Resumebuilder)에서 진행한 Z세대와 일하기 어려운 이들의 세대 선호도 조사. /그래픽=이강준 기자
기성세대와 Z세대의 갈등도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의 구인구직 플랫폼 기업인 레주메빌더(Resumebuilder)에서 진행한 Z세대와 일하기 어려운 이들의 세대 선호도 조사. /그래픽=이강준 기자

Z세대와 일하기 힘들다고 한 응답자 중 34%는 밀레니얼 세대와 일하는 것을 선호했다. 이들은 밀레니얼 세대가 Z세대와 달리 생산적이며 우수한 기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수진 연구위원은 "기존 기성세대가 밀레니얼 세대를 선호하는 것이 이미 밀레니얼 세대가 기성세대가 됐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잘파세대의 문화·특징 등이 기성세대에겐 불편할 수 있다"며 "하지만 잘파세대는 사회에서 자리잡은 밀레니얼 세대보다 나이와 경험이 적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위원은 "(잘파세대는) 연령대만 놓고 보면 사회 소수이기 때문에 소비문화를 제외한 사회·정치 등의 분야까지 영향력을 발휘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세대 갈등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급변하는 세대 변화는 결국 세대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출생인구는 줄고 노년인구는 늘어났는데 세대 변화가 빨라진다면 그 간극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정열 숙명여대 홍보광고학과 교수는 "세대 변화의 속도가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세대와 개인이 각자 표류하는 미래가 현재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대 갈등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세대 사이의 의견 합의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새롭게 등장한 세대와 기성세대의 의견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사회 갈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서로 갈등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합의를 이룰 수 있는 표준 절차도 필요하다"며 세대가 서로 의견을 합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사회적 시스템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