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3일 출시된 '비스포크 AI 스팀'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3일 출시된 '비스포크 AI 스팀'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중국 브랜드가 장악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AI(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앞세워 추격에 고삐를 죈다.

5일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022년 2900억원을 형성했으며 지난해에는 4300억원으로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로봇청소기 브랜드 로보락으로 약 35.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150만원 이상의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80.5%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했다.

2020년 한국 법인을 설립한 로보락은 지난해 매출 2000억원대를 기록하며 약 3년 만에 약 7배 급성장했다. 또 다른 중국 기업인 에코백스도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13.0%를 점유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 제조사들의 제품이 '값싸고 그저 그런 성능'이라는 인식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성능까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진공 청소와 물걸레 청소 기능을 모두 원하는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제품에 반영하면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로봇청소기를 판매하고 있지만 일체형이 아닌 진공청소기형과 물걸레 청소기형을 따로 판매해왔다.

이런 가운데 양사는 신제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반전을 모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 스팀 살균 기능이 탑재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AI로 더욱 진화된 바닥사물공간 인식 능력을 갖춘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는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를 모두 수행하는 일체형 제품이다.

물걸레를 1차로 고온의 스팀과 물로 자동 세척한 뒤, 2차로 100도 스팀 살균을 통해 물걸레의 대장균 등 각종 세균을 99.99% 없애준다. 마지막으로 55도 열풍으로 물걸레를 말려 냄새와 위생 걱정을 덜어준다.

이전 모델보다 업그레이드된 dToF 라이다 주행 센서로 최대 8m 앞, 기존보다 79% 더 넓은 면적을 감지하고 3차원 맵뷰를 생성해 실제 우리 집과 유사한 지도를 휴대전화에 보여준다.

170만 개의 사물 데이터를 사용한 AI DNN 모델을 기반으로 전면 카메라 센서를 활용해 다양한 사물을 인식하고 회피할 수 있다. 특히 기존 모델보다 인식 가능한 카테고리가 크게 늘어 얇은 휴대전화 케이블이나 매트까지 인식할 수 있다.

보안성능도 뛰어나다. 글로벌 인증 업체인 UL솔루션즈에서 사물인터넷(IoT) 보안 안전성을 검증 받아 업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했다.

LG전자도 이달 중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모델명 B-95AW 로봇청소기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를 완료했다.

LG전자는 전용 세정제를 자체 개발해 신제품에 적용해 걸레 냄새 문제를 해결했다. 전용 세정제는 걸레를 빨 때 자동으로 투입된다. 아울러 AI 기술을 적용해 장애물과 바닥 재질을 감지해 청소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중국산이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기술력과 브랜드 충성도 우위에 있는 한국산 제품의 성장 가능성 역시 높은 상황"이라며 "과거 다이슨이 장악했던 무선청소기 시장을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판도를 뒤집은 사례처럼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