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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반도체사업(DS) 부문의 새로운 수장으로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위촉하며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전 사장은 인공지능(AI)향 반도체로 메모리 수요가 옮겨가고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경쟁 역시 한층 치열해진 상황에서 분위기 쇄신을 통해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머니S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초격차를 이끌 전 부회장을 22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에 위촉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 이후 올해 상반기가 채 가지도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이뤄진 인사는 현재 반도체 사업 상황을 상당히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올들어 업황 회복 등으로 점차 실적이 개선되고는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준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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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반도체 수장 교체는 과감한 쇄신을 통해 주도권을 탈환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전영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플래시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부터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삼성SDI로 자리를 옮겨 5년간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했으며 2024년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위촉돼 삼성전자와 전자 관계사의 미래먹거리 발굴역할을 수행해왔다.
삼성 내에서는 최고의 '기술통'으로 꼽히는 인물인 만큼 반도체 사업 부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영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그간 축적된 풍부한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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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로 DS부문이 부회장급 조직으로 격상된 점도 눈에 띈다. 권한이 더 커진만큼 사업과 투자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만큼 역할과 책임이 커졌다는 의미"라며 "반도체 사업이 중요한 변화를 맞이하는 상황에서 사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부회장 체제에서 삼성전자는 AI향 반도체 부문의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단 양산을 시작했고 2분기 중 12단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는 3분기 중 12단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SK하이닉스보다 더 빠른 속도다. 차세대 제품 양산 시점을 앞당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최근에는 추론용 칩 '마하-1'을 공개하며 추론 시장에서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에 마하-1을 공급할 예정이며 올해 안으로 안전성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급 규모는 15만~20만개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낸드분야에서도 지난달 '1Tb TLC 9세대 V낸드'를 선보인데 이어 올 하반기 'QLC 9세대 V낸드'를 양산, AI 시대에 요구되는 고용량고성능 낸드플래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