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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로봇이 물류, 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임새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HL그룹이 HL로보틱스를 설립해 로봇 사업 진출을 알려 배경이 주목 받는다. 수익성 개선에 매진하는 HL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사업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L그룹 지주회사 HL홀딩스는 최근 HL로보틱스 신규 설립을 공시했다. 주요 사업은 자율주행 로봇 연구 및 솔루션 제공이다.
HL홀딩스 지분율 100%며 대표이사는 김윤기 전 HL만도 전무가 맡았다. 김 대표는 국내 자동차 부품사 최초로 실리콘밸리 투자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HL만도에서 신사업을 전담해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HL로보틱스는 계열사 HL만도와 HL클레무브가 기존에 진행했던 자율주행 로봇 사업을 전담하게 된다. 두 계열사가 공동개발한 자율주행 주차로봇 '파키'는 자율주행 기능에서 국내 최고다. 완전 자율화 주행 수준인 자율주행 레벨 4 기술력을 갖춰 올해 CES 2024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말 공개 이후 카카오모빌리티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실전 투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공항 주차장에 파키를 배치하는 실증 운영이 발표되기도 했다. HL로보틱스 설립으로 파키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업계는 HL그룹이 자율주행 로봇을 신성장 핵심동력으로 선택했다고 분석한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HL클레무브를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인프라를 로봇 분야로 확장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HL그룹 총수인 정몽원 HL홀딩스 회장은 2017년부터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VC(벤처캐피탈)투자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HL만도와 HL디앤아이한라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로봇업계도 HL로보틱스가 HL그룹 계열사들의 도움을 받아 주차로봇뿐 아니라 자율주행 로봇 산업 전반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본다. 글로벌 부품 제조기업 HL만도가 북미 중국 유럽 인도 등에서 탄탄한 해외 영업망을 갖추고 있고 로봇 하드웨어 개발도 신규 업체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다.
한편 로봇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들도 올해 자율주행 기반 로봇 사업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와 자율주행 로봇 기반 물류 서비스 '서비 AMR'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도 지난달 대구학교에서 급식형 튀김로봇 시연회를 여는 등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다.
넷마블과 롯데벤처스의 투자를 받은 에이럭스, 현대자동차그룹의 클로봇, SK텔레콤의 씨메스 등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은 로봇 기업들이 연이어 기업공개(IPO)에도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