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실적부스터로 인수한 코스알엑스가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이는 수익성 강화와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체질 개선 작업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에는 신제품 출시, 고가 라인 집중 육성, 마케팅 강화 등으로 실적이 반등할 전망이다. /사진=코스알엑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을 견인했던 '효자' 코스알엑스가 올 상반기 주춤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체질 개선 작업으로 인한 일시적 매출 하락으로 하반기부터는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 파워 강화, 단가 인상 등 지속가능한 K뷰티를 위한 모범적 행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1일 업계 및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코스알엑스는 올해 1분기 매출 1016억원, 영업이익 28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0%, 52.0%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역시 매출 1100억원, 영업이익 314억원으로 각각 19.5%, 23.4% 줄어들 전망이다.


실적 감소 원인은 전략적인 사업 구조 재편이다. 코스알엑스는 브랜드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B2B(기업 간 거래) 물량을 축소하고 상시적인 할인율을 통제하는 고강도 정책을 펼쳤다.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일부 제품 가격 인상도 단행했다. 그 결과 가격 인상에 대한 심리적 저항으로 전체 매출이 10% 이상 감소했다. 아세안과 일본 시장에서도 가격 할인을 통제하고 고부가가치 라인(RX 등) 판매 확대를 추진하면서 매출 하락을 겪었다.

K뷰티 가치 상향 위한 선제적 행보

코스알엑스 스테디샐러 중 하나인 스네일 에센스 & 크림. /사진=코스알엑스

코스알엑스의 사업 구조 재편은 '가성비'로 대표되는 중저가 K뷰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최근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나 상당수가 브랜드 자체의 힘보다는 B2B 채널을 통해 저가 대량 판매에 의존해왔다. 이 경우 단기적인 매출 확보는 쉽지만 잦은 할인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저하되고 수익성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일시적으로 매출이 하락했지만 신성장 채널인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아마존 사업이 20% 이상 성장했다. 원가율 개선을 통해 영업이익률 역시 27%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지켜냈다.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반등이 기대된다. 코스알엑스 관계자는 "상반기 중 북미 아마존의 가격 안정화 작업이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이를 발판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고기능성 'RX 라인'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최신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알엑스의 이번 행보는 매출 하락을 감수하고 브랜드의 장기적인 가치를 키우려는 전략적 판단"이라며 "지속가능한 브랜드 파워 구축이라는 K뷰티의 공통된 과제에 선제적으로 도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