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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시즌 반등을 준비하고 있는 SSG 랜더스 포수 조형우. (SSG 랜더스 제공) |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SSG 랜더스의 포수 조형우(23)가 2025년 백업의 이미지를 지우고 주전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베테랑 이지영에 신인 이율예까지 쟁쟁한 경쟁자를 뚫어내겠다는 각오다.
최근 뉴스1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조형우는 "4년간 프로에서 많이 배웠다. 어떻게 야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정립됐다"고 말했다.
조형우는 이의리(KIA 타이거즈)와 함께 광주일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수다. 준수한 수비력과 타격을 앞세워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현 SSG)에 입단했다.
입단 후 이재원, 이흥련, 김민식 등 선배들에 밀려 주전이 되진 못했지만, 2022년에는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얻었다.
그러나 성장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석에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조형우의 1군 통산 성적은 90경기 타율 0.195(164타수 32안타) 2홈런에 불과하다. 점점 위축되면서 안정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수비도 구멍이 커졌다.
조형우는 "2024시즌 자신 있었지만, 실수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면서 계속 잔상에 남았다. 실책을 만회하는 것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더라. 스스로 떨쳐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돌아봤다.
조형우의 성격은 나무랄 데가 없다. 지도자들도 늘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하는 태도를 칭찬한다. 그러나 상대 팀 타자와 싸워야 하는 포수의 특성상 약간의 능글맞음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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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을 앞둔 SSG 랜더스의 대만 2차 스프링캠프에서 고명준과 함께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던 조형우(가운데). (SSG 랜더스 제공) |
조형우는 "늘 듣는 애기다. 마냥 순하게 경기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그런 부분에서 친구 (고)명준이에게 배울 점이 많다. 명준이는 승부욕이 강하지만, 실수에 기죽지 않더라. 나도 경기할 때만큼은 성격을 고쳐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SSG는 2023년까지만 해도 포수 포지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이지영을 영입하면서부터 포수 뎁스가 탄탄해졌다.
올해도 이지영, 김민식, 신범수, 조형우 등 당장 1군에서 쓸 수 있는 선수가 수두룩하다.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로 뽑힌 이율예도 강력한 경쟁자다. 조형우로서는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시즌이다.
조형우는 "(이)지영 선배님은 정말 존경한다. 체력이 떨어질 나이인데도 관리를 잘하신다. 경기할 때도 여유가 넘치신다. 롤 모델로 생각이 들 정도"라며 "(이)율예나 (김)민식이형, (신)범수형 등 모두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경쟁해야 팀이 더 강해진다. 모두 잘해서 시너지가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SG는 2025시즌을 대비해 두산 베어스에서 활동하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를 영입했다. 세리자와 코치는 2021시즌부터 2년간 SSG에서 포수를 지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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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SSG 조형우가 5회말 무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2023.8.20/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
조형우는 "세리자와 코치님은 나를 잘 아시는 분이다. 2년 만에 뵀는데 이전과는 다른 내용으로 지도하셔서 새로웠다"며 "포일 등 기본적인 실책을 범하지 않기 위해 맹연습 중이다. 채찍과 당근을 함께 받고 있다"고 웃었다.
이어 "타격 쪽에서는 장타에 대한 욕심을 내려 두고 정확히 콘택트하는 것을 우선시하려 한다. (한쪽 다리를 드는) 레그킥 대신 토탭으로 폼을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봉 6300만 원을 받던 조형우는 2024시즌 19경기밖에 나서지 못하며 5000만 원대로 삭감됐다. 연봉과 함께 자존심도 깎였다.
조형우는 "못하면 깎이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멀리 보려 한다. 다시 잘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올해는 공수에서 꼭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