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T CEO(최고경영자·왼쪽)와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가 지난해 9월 양사 협력을 위해 모인 모습. /사진=SK텔레콤
유영상 SKT CEO(최고경영자·왼쪽)와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CEO가 지난해 9월 양사 협력을 위해 모인 모습.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투자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AI'가 중국계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과의 합병을 타진하면서 AI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퍼플렉시티는 틱톡 미국 법인과 합병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기업공개(IPO) 시 미국 정부가 최대 지분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미국 내 틱톡 금지법을 고려한 조치지만 AI 컴퍼니를 목표로 하는 SK텔레콤에게 기회가 될 전망이다.


퍼플렉시티는 AI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말 기업 가치 약 90억 달러(약 12조9000억 원)로 평가받았다. AI 시대 기술적 역량을 인정받아 국내 통신사 SK텔레콤은 물론 AI반도체 선두주자 엔비디아, 일본 소프트뱅크 등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엔 틱톡 모기업 바이트댄스에게 틱톡 미국 사업부와 합병해 새로운 법인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신설 법인은 '뉴코(NewCo)'로 명명했으며 향후 기업공개(IPO) 시점에 미국 정부가 최대 50% 지분을 소유할 수 있다는 내용도 추가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의 지분 50%를 미국 정부에 넘기면 현지 사업 허가를 고려하겠다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시행된 틱톡금지법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유예된 상황이다.


퍼플렉시티 계획대로 된다면 틱톡의 방대한 동영상 데이터와 퍼플렉시티의 AI 검색 기술이 결합해 강력한 AI 멀티미디어 플랫폼이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AI의 정보 제공 수준은 문자(텍스트)는 물론 동영상에 이르고 오픈AI '챗GPT' 등이 주도해온 텍스트 기반 AI 서비스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역량을 갖출 것이란 분석이다.

SK텔레콤에게는 거액의 투자수익뿐 아니라 사업 확장 기회가 될 전망이다. 퍼플렉시티와 틱톡의 합병이 성공할 경우 퍼플렉시티에 투자한 1000만 달러(약 130억원) 이상의 투자수익을 거둘 것은 분명하다. 퍼플렉시티 합병 법인 IPO 시 최소 3000억 달러(약 430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가 예상된다.

퍼플렉시티가 틱톡과 합병해 AI 검색 서비스와 동영상 콘텐츠 분석 기술을 접목할 경우, SK텔레콤 AI 플랫폼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AI 기술력 확보와 해외 시장 진출의 기회도 함께 얻을 수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퍼플렉시티의 합병이 현실화될지는 지켜봐야 되지만 SK텔레콤의 안목이 빛을 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당장 투자 이익만을 바란 것이 아니라 퍼플렉시티의 AI 기술력을 믿고 투자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협력 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