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방 아파트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매입 규모를 확대한다. 당초 계획 대비 건설업체들의 매각 신청 규모가 커 지방 주택시장 회생의 전환점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매입 적정 가격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LH는 지난달 1일부터 한 달간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의 매입 신청을 접수한 결과 총 58개 업체가 3536가구를 매각하겠다고 신청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3000가구를 초과한 수치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920가구로 지난 2월보다 1.6% 감소했다. 하지만 준공 후 미분양은 2만5117가구로 같은 기간 5.9% 증가했다. 2013년 8월의 2만6453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정부는 LH를 통해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부산(783가구) 경북(564가구) 경남(531가구) 충남(383가구) 대구(286가구) 순으로 신청 규모가 많다.
매입 대상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전역의 입주자 모집공고가 완료된 단지다. 고가 주택이나 임차인 거주하는 주택, 근린생활시설 등은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매입 조치가 단기 시장 안정에는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수요 회복은 쉽게 이뤄지기 힘들 수 있다는 의견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공사비 상승과 장기 미분양으로 위기에 처한 지방 건설사들에는 숨통이 트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수요 회복은 빠르게 이뤄지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100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도 "이번 매입 신청 규모를 보면 현재 건설사들이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LH가 세금을 통해 사업을 시행하는 만큼 수요와 상권 상황 등을 종합 검토해서 매입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H는 이달부터 신청 주택에 대한 서류 검토와 실태 조사에 돌입한다. 다음 달 심의를 거쳐 매입 적격 주택을 선별할 계획이다. 이후 감정평가를 실시해 건설업체의 매도 희망가격이 감정평가액의 83% 이내인지 여부를 판단, 미분양 기간 등에 따라 -4%에서 +2% 조정률을 적용한다.
최종 매입 물량은 6월 말 이후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매입이 확정된 주택은 '분양전환형 든든전세'로 공급된다. 입주자는 시세의 90% 수준 전세금으로 최소 6년간 거주 후 분양 전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