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중동 순방 중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 참석해 "사우디 방문으로 미국에 대한 투자 1조 달러(약 1천420조3천억원)가 더해졌다"고 밝히고 있다. 2025.05.1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권영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에 대한 제재 중단을 명령하면서 핵 협상이 진행 중인 이란에도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로이터·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미국 투자 포럼에서 "과거 미국은 현재 가장 가까운 친구들과 전쟁을 치렀다"며 "이제 그들은 우리 친구고 동맹"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에 위대해질 기회를 주기 위해 시리아에 대한 제재 중단을 명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재는 잔인하고 파괴적이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그들이 빛날 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의 요청으로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며 "왕세자를 위해 이렇게까지 하고 있다"고 과시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 대통령과 만나지는 않아도 적어도 "인사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튀르키예에서 아사드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제재 해제에 대해 샤이바니 장관은 환영의 뜻을 밝히며 "시리아 사람들에게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제재 해제가 "시리아 사람들이 10년 이상의 전쟁으로부터 회복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시리아 내전에서 패해 무너진 이후 유럽연합(EU)과 영국, 캐나다는 이미 제재를 해제했다.

13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한 소녀가 시리아 국기를 들면서 환호하고 있다. 이날 주민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발표하면서 일제히 환호했다. 2025.05.13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이란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에서 가장 파괴적인 세력이고 불안정을 야기했다"며 "핵무기를 갖도록 절대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란과 합의를 이루고 싶다"며 "하지만 이란 지도부가 이 올리브 가지(화해의 손길 의미)를 거부하고 이웃 국가들을 계속 공격한다면, 우리는 이전에 했던 것처럼 엄청난 최대 압박을 가하고 이란의 석유 수출을 0으로 만드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는 적이 영원할 것이라고 믿은 적이 없다"며 "여러 사람이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유화적 태도를 보이고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입지가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과의 대화를 시간 낭비라고 보고 오히려 이란 핵 시설 공습을 주장하고 있다. 적국인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에도 부정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이번 중동 순방길에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만 방문하고 이스라엘은 방문하지 않는다. 그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국교 수립에 "열렬한 희망이 있다"면서도 "여러분의 시간에 맞춰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복수의 소식통은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하는 한 사우디와의 국교 수립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