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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간단한 텍스트 상자가 띄워진 웹페이지가 온라인에 게시됐다. 이전에 공개됐던 어떤 기술과도 다른, 완전히 새로운 AI챗봇 '챗GPT'였다. 챗GPT는 온라인 상담원보다 더 인간적이고, 구글 검색보다 더 편리했다. 세계 최고의 두 AI 기업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가 벌이고 있는 경쟁의 실체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그 직후 구글 딥마인드 역시 AI챗봇을 발표했고, 2025년 1월 중국의 스타트업 기업이 발표한 '딥시크'는 AI 업계를 넘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딥시크의 성과에 긴장한 미국은 정부 차원의 AI 개발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출범시켰다. 같은 해 6월 우리 정부 역시 AI 산업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AI 경쟁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와 자본이 짝을 이루며 점점 더 극으로 치닫고 있다. 나날이 급변하는 AI시대, 과연 누가 패권을 잡을 것인가.
'패권'은 이러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촘촘한 단서를 제시한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포브스기자 출신의 저명한 기술 분야 칼럼니스트인 파미 올슨이 13년 동안 자료 조사와 무수한 업계 관계자와의 독점 인터뷰를 바탕으로 쓴 '패권'은 AI시대의 향방을 충실한 탐사 보도로 예측한다. 기술 개발 과정을 오픈AI의 샘 올트먼과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AI 업계 두 거인의 대립 서사를 중심으로 다루면서도 이 과정에 필연적으로 잇따르는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변곡점 또한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다는 건, 단지 AI에 대해 아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10년을 주도할 테크 산업과 이를 둘러싼 경제의 흐름 그리고 정부 정책의 본질을 꿰뚫는 일이다. AI 기술이 어떻게 시장과 결합하고, 어떻게 기업의 형태를 바꾸며, 어떻게 권력을 형성했는지 따라가다보면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경제 흐름과 빅테크 기업들의 경영 전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 펼쳐지고 있는 기술과 자본, 윤리와 권력의 충돌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읽어낸 생생한 현장 보고서이자,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새로운 전환기의 첫 페이지에 대한 충실한 기록이다. 우리가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할 지,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을 지, 투자자는 무엇에 주목해야하는지, 기술너머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통찰을 담고 있다. 지금까지 AI 챕터의 주인공은 샘 울트먼과 데미스 허사비스였지만 앞으로는 누가 그 주인공이 될 지 알 수없다. AI와 인류의 미래는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