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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 라는 속담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 21일 대치동 국어학원 강사로 알려진 유튜버 밍찌(본명 차민진·30) 채널에는 '개 밥 vs 사람 밥'이라는 제목의 숏폼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밍찌는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라는 속담을 언급하며 해석이 2가지로 엇갈린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 속담에서 '개'를 밥 먹는 주체로 볼지, 건드리는 주체로 볼지에 따라 뜻이 바뀐다는 것이다.
밍찌는 '밥 먹는 주체'로 생각한다면 "아무리 하찮은 존재일지라도 밥 먹는 중이니 건드리지 말라"는 뜻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반면 '건드리는 주체'로 본다면 "그 눈치 없는 짐승인 개조차 밥 먹는 사람은 안 건드린다"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밍찌는 "지금까지 개를 밥 먹는 주체로만 생각해 왔다"며 "다른 해석도 일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 뒤에 붙은 보조사 '도'가 뭘 받는 건지 명확하지 않아서 둘 다 그럴듯하다"고 부연했다.
밍찌는 인스타그램 투표를 통해 의견을 물었는데, 결과는 의외로 팽팽하게 갈렸다. 약 2만9000개의 투표 가운데 개를 밥 먹는 주체로 본 네티즌은 56%, 건드리는 주체로 본 네티즌은 44%였다.
밥 먹는 주체로 본 이들을 중심으로 "건드리는 주체로 본 건 문해력 문제"라는 지적이 쏟아지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며 '문해력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 영상이 공개된 이후 국립국어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국어 질의응답 게시판 '온라인 가나다'에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국립국어원은 문해력 논란이 불거진 문장의 공식 표현은 "밥 먹을 땐 개도 안 때린다"라고 정정해주면서, 개가 '밥 먹는 주체'라고 보는 게 더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국립국어원은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때린다'는 속담은 비록 하찮은 짐승일지라도 밥을 먹을 때에는 때리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는 아무리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때리거나 꾸짖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의 속담으로 '먹는 개도 아니 때린다' '먹을 때는 개도 때리지 않는다' 등을 소개했다.
국립국어원은 비슷한 취지 질문의 다른 답변에서는 "단정적인 답변을 드리긴 어렵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때린다'는 속담에 대해 '비록 하찮은 짐승일지라도 밥을 먹을 때에는 때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는 아무리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때리거나 꾸짖지 말아야 한다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개'를 '때리다'에 대한 목적어로 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