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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 활기가 도는 가운데 한동안 위축됐던 채용시장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수시채용 위주로 최소 인력만 충원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인재 장기 육성을 목표로 한 대규모 공개채용이 부활한 것. 증시 거래대금이 회복세를 보이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2일 금융투자협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증권사의 인력 규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증권사 전체 임직원 수는 3만8812명으로 지난해 6월 3만8646명 대비 166명 늘었다.
삼성증권은 같은 기간 전체 임직원 수가 2560명에서 2610명으로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911명에서 2929명으로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1519명에서 1540명으로 확대됐다. 키움증권은 954명에서 1099명, DB증권은 792명에서 795명 등 증가세였다.
해당 증권사들은 올해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으로 인력 규모를 더욱 늘릴 계획이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공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DB증권은 지난해 20명 내외였던 모집 규모를 올해 25명 내외로 확대하며 하반기 공채를 진행한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하반기 15년 만에 대졸 신입 공채를 실시할 예정이다. 키움증권도 올해 하반기 채용을 실시할 계획이다.
해당 증권사들은 WM(자산관리), IB(기업금융), SF(구조화금융), 세일즈&트레이딩, IT 등 전방위 부문에서 인재 모시기에 나선다. 증권업 전반이 활성화되는 흐름에 맞춰 채용 규모도 확대될 전망이다.
WM 등 리테일 부문의 경우 개인 투자자 중심의 자산관리 시장이 확대되며 채용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투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한 자산관리 수요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기에 맞춰 기업들의 자본시장 조달 수요가 살아나며 IB 부문 인력 확보도 중요해지는 추세다. 기업금융·구조화금융 부문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과 프로젝트 발주가 재개되며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 발행 주관 등에서 전문 인력 수요가 커지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 AI 컨설팅 등 디지털 자산관리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IT 인력 확보도 증권사에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증권사 IT 관련 인력 채용 공고는 5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27건)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IT 전문 인력 충원이 확대되는 추세 속에 공개 채용을 통해 신규 인력 확대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관계자들도 인재 확보 의지를 강조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려는 기조를 가진 회사"라며 "함께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며 최고의 금융사를 만들어갈 사람을 찾는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정통 IB 영역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자 노력 중"이라며 "우수한 인재 영입과 육성을 통해 회사와 임직원의 동반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좋은 인재를 적극적으로 충원할 계획"이라며 "증권업에 관심 있는 인재들이 많이 지원했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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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이러한 채용 확대가 단순한 업황 회복에 따른 일시적 흐름이 아닌 증권사들이 전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공채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핵심 인재를 육성해 미래 시장 환경을 대비하려는 포석이라는 평가다.
이에 향후 증권사들의 인재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시 거래대금 회복세와 금리 인하 사이클 본격화가 이어질 경우 증권업 전반의 인력 수요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과 비즈니스 영역 확대 흐름 속에서 증권사들의 채용 전략은 단순한 경기 대응이 아닌 글로벌 경쟁력을 겨냥한 장기적 인재 확보 전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증권사의 효율성은 각 사업 부문에 자본과 인력의 최적 배치, 조직 문화, 우수한 CEO와 전문인력과 같은 내부 요인이 중요하다"며 "미래 사업 전략과 함께 내부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의 전문인력 확충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촉진하고 내부 효율성을 향상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며 "우수한 전문 인력은 수익 창출의 촉매제로서 장기적으로 회사의 전문화 및 특화와 고수익 사업 부문 개척을 이끄는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