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현지에서 납치 위기를 겪었던 사실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박 전 감독이 지난 6월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인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훈련을 하는 대표팀을 지켜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노린 취업 사기·감금·폭행 사건이 잇따르면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과거 박항서 전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캄보디아에서 납치 위기를 겪었던 일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박 전 감독은 지난해 3월 SBS 예능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 "아내와 함께 납치 직전까지 갔던 일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2018년 U-23 아시안컵 준우승 후 아내와 함께 캄보디아 여행을 다녀왔다"며 "베트남으로 돌아온 밤 10시쯤 공항에 택시가 없어 우연히 다가온 차를 탔는데 음악 소리부터 수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톨게이트를 지날 때 돈을 꺼내려는데 기사가 내 지갑을 계속 쳐다봤다"며 "그가 한국 돈 1만원을 보여주며 베트남 돈으로 바꾸자고 해서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박 전 감독은 "늘 다니던 길인데 갑자기 산길로 접어들더라"며 "외딴 공터에 차를 세우길래 '납치됐구나' 싶었다. 기사가 내리더니 종이에 사인을 하라기에 문을 열고 뛰쳐나왔다. 근처엔 10명 정도가 차를 마시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중 한 명이 나를 알아보더니 '미스터 박? 박항서?'라고 물었다.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왜 데려왔어, 박항서야. 빨리 보내'라고 하는 것 같았다"며 "대장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 아내와 나에게 다시 차를 타고 집으로 가라고 했다. 그땐 아찔했지만 지금은 하나의 추억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