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8일부터 3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된 '2025 APEC CEO 서밋'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역대 최대 규모 참가자가 방문했고 최장 기간 동안 최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약 7조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밋의 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열었고 폐막 연사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나서며 세계적 주목을 이끌었다. 한국은 글로벌 대기업 경영진과의 접점을 넓히며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서밋 참가자는 총 2224명이다. 경제계로만 한정해도 713개 기업에서 1852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열린 페루 CEO 서밋과 비교해 약 200명 늘었고 2023년 미국에서 열린 서밋과 비교해도 참가자 수가 약 450명 증가했다. 서밋 연단에는 각국 정상급 인사들도 올랐다. 총 12명이 외교 일정 중 서밋 행사에 참가해 발언에 나섰다. 글로벌 정상과 기업인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 경제 협력의 청사진을 그리며 단순한 경제 담론을 넘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밋에 참가한 세계 기업인으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맷 가르만 아마존 웹서비스(AWS) CEO·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지역 CMO·호아킨 두아토 존슨앤드존슨 CEO·쩡위췬 CATL 회장 등이 연단에 올랐다. 국내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한 다수의 한국 기업인도 참석해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서밋 현장에서 논의가 이어진 가운데 맷 가르만 AWS CEO는 최소 50억 달러를 투입해 한국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서밋 행사 곳곳에서 열린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공식 세션 외 부대 프로그램 누적 참석자는 약 2만5420명에 달했다. 분야별로 보면 글로벌 대표 기업 기술 전시장인 'K-테크 쇼케이스'에 1만1145명이 찾았고 AI 조선 방산 유통 디지털자산 미래에너지 분야를 주제로 한 '퓨처테크 포럼'에는 2270명이 참석했다. '와인&전통주 페어'에는 9362명이 참가해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또 '다이아몬드 스폰서 네트워킹'에 1673명이 참여했고 '미술전시'와 '뷰티&웰니스' 등 문화 프로그램에도 1000여명이 찾았다.
한국 문화유적의 도시 경주를 세계에 알리는 계기도 됐다. APEC을 계기로 국제적 인지도를 높인 경주는 행사 이후 방문객 수가 크게 늘었다. 경주시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APEC 전후 약 한 달간 경주 방문객 수는 589만63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9만8838명 대비 22.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 방문객은 20만660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 늘었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방문한 올리브영은 외국인 방문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