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의 읽는 인간] ⑤ 권력과 위대함의 딜레마: '울프 홀'과 '굿 투 그레이트'
조직 안에서 권력의 움직임을 가까이 보는 일은 하루하루 전쟁터를 살피는 것과 같았다. 회의실 한쪽에서는 다음 인사의 향방을 놓고 눈빛이 교차하고, 복도에서는 승진 소식에 긴장과 기대가 뒤섞인 시선이 오갔다. 누군가는 앞으로 나아가고, 누군가는 물러났다. 한 사람만의 승리가 아니었다. 그 곁에 있던 무리들이 함께 오르고, 같이 밀렸다.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압력에 따라 움직이고, 사소한 귓속말 하나가 운명을 바꾸기도 했다. 나는 그 때 그 회의실과 복도에서, 권력의 냄새가 얼마나 빠르게 방향을 바뀌는지 목격했다.권력의 이동은 단순한 직급 변화가 아니라, 사람과 시스템, 눈에 보이지 않는 신호가 얽힌 복합적 과정이었다.기업과 공공의 세계 사이에 본질적 차이는 없었다. 권력의 균형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뒤엉킨, 마치 얼음과 물이 맞닿은 경계처럼 미묘했다.■ 권력의 현실과 상시적 균열힐러리 맨틀의 소설 "울프 홀(Wolf Hall)"은 권력의 이동 양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