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부러워하는 '한국', 70년 만에 '선진국'되다

[머니S리포트- 넘버원 코리아… 도약의 20세기, 비상의 21세기①] 글로벌 무대에 '대한민국' 각인시킨 기업의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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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대한민국 경제는 언제나 시련과 마주했지만 절대 쓰러지지 않았다. 일제강점기를 극복하고 한국전쟁 폐허를 견디는 동안 선대 기업 경영인들이 일군 탄탄한 경제 성장의 초석은 대한민국 발전의 밑거름이 됐고 이를 이어 받은 후대 경영인들은 한 발 더 나아가 글로벌 무대를 경제 영토로 확장시켰다. 전 세계의 도움 속에 도약의 땀을 흘렸던 과거를 딛고 이제 지구촌의 리더로 우뚝 서 '오뚝이 대한민국'의 DNA를 만방에 뽐내고 있다. 21세기 더 높은 비상을 꿈꾸는 대한민국은 오늘도 미래를 향해 성큼 전진한다.
도약의 20세기를 보낸 한국 경제가 21세기에는 비상을 위한 날개짓에 한창이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사진=뉴시스
▶기사 게재 순서
①모두가 부러워하는… 70년 만에 '선진국'되다
②뭐든지 척척… 세계 속의 대한민국
③대한민국 경제의 윤활유 '소·부·장'
④아직 부족한 한국 경제의 체력… 부족한 1% 채우려면

'원조를 받던 나라가 원조를 하는 유일한 나라'로 올라선 대한민국의 어제와 오늘에는 늘 기업인들이 중심에 섰다. 선대 경영인이 맨손으로 일군 기업은 경제 발전과 도약의 초석이 됐고 후대 경영인이 글로벌 무대로 영토를 넓히며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을 일궜다. 숱한 위기를 딛고 일어선 오늘의 대한민국은 세계를 호령하는 '넘버원 퍼스트무버' 그 자체다.


지구촌 도움의 손길, 통 큰 지원으로 보답


대한민국은 지난 100년 동안 격동의 세월을 보냈다. 20세기 초반에는 일본에 국권을 침탈당해 나라를 잃었다. 해방으로 나라를 되찾았지만 이념 대립으로 치달은 한국전쟁 여파에 국토가 피로 물들었다.

이후 70년 넘게 한반도가 둘로 갈라선 동안 대한민국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고 지구촌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받던 나라는 어느새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랐다.

외교부는 2024년 예산을 올해(3조3580억원)보다 약 12.8% 늘어난 4조2895억원으로 편성했다. 외교부의 예산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무상 공적개발원조(ODA)가 확대된 점이다.
한국 경제가 도약의 20세기를 넘어 21세기에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는 원동력은 선대 경제인들이 다져 놓은 주춧돌이 밑바탕이 됐다. 사진은 고 이병철(왼쪽부터) 삼성그룹 창업회장,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고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 /사진=각 사
내년 전체 ODA 예산은 올해보다 8800억원 증가한 2조8964억원으로 편성, 역대 최대 규모가 됐다. 이 가운데 개발도상국에 대한 인도적 지원예산도 올해(2993억원)보다 4408억원 늘어난 7401억원으로 책정됐다.

202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30개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ODA 규모는 16위, 경제 규모 대비 지원 규모는 회원국 중 28위에 머물렀지만 예산 규모 증가에 따라 다른 나라들과 비교한 원조 규모 수준도 개선될 전망이다.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은 최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회 '서울 ODA 국제회의'에서 "정부는 학계·시민사회와 '원팀'으로 개발협력 혁신과 발전 노력을 경주해갈 것"이라며 경제 발전의 길목에서 대한민국이 지구촌의 도움을 받은 것 이상으로 골고루 베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오 차관은 ▲ODA의 민간투자 역할 강화 ▲글로벌 복합위기 대응을 위한 인도적 지원 활동의 획기적 개선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른 역내 국가와의 ODA 공조 강화 등을 중점 실천 과제로 내세웠다.


맨땅에서 일군 경제 발전의 초석


경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게 된 유일한 나라가 된 대한민국의 현재가 있기까지는 선배 기업 경영인들의 역할이 컸다.


일제 강점기 맨땅에서 무일푼으로 시작한 선대 기업 경영인들은 당장의 먹고사는 일을 해결하기에 바빴지만 이는 훗날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도약의 20세기를 보낸 한국 경제가 21세기에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신규투자 협약식에 참석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고 이병철 창업회장에서 비롯됐다.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하며 중계무역을 시작한 고 이 회장은 삼성전자·삼성반도체·삼성물산·제일제당·제일모직 등을 앞세워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중심에 섰다.

그는 사업으로 국가·사회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사업보국' 이념으로 현재의 글로벌 초일류 기업 삼성의 토대를 닦았다.

오늘 날 SK그룹은 고 최종건 초대회장이 기틀을 다졌다. 본인이 다니던 일본인 경영의 선경직물공장을 1953년 인수해 선경직물을 세웠다.
선경직물을 바탕으로 사업영역을 직물 장사에서 무역, 정유화학 등으로 넓힌 그는 폐암 투병으로 인해 불과 47세이던 1973년 작고했지만 그가 다져 놓은 선경직물은 오늘날 4대기업으로 성장한 SK그룹의 밑거름이 됐다.

현대그룹을 세운 고 정주영 명예회장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자신 만의 철학을 바탕으로 20세기 대한민국 경제 부흥을 주도한 대표적 선대 경영인이다.

그는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현대건설·현대제철 등 수 많은 현대가 기업이 있게 한 원동력이자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주춧돌이었다.

삼성·SK·현대와 함께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역군으로 활약한 LG는 고 구인회 창업주의 도전에서 비롯됐다. 1931년 경남 진주에서 동생 구철회와 함께 구인회상점이란 포목상을 시작한 것이 현재 LG그룹의 모태다.
한국 경제가 모두가 부러워하는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사진은 현장 경영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1944년에는 트럭 30대를 사들여 운수업에 뛰어들었고 이후 금성사(현 LG전자)를 비롯해 락희화학공업(현 LG화학·LG생활건강) 등을 통해 라디오·TV·칫솔·치약·화장품 등을 생산, 국민 일상과 밀접한 기업으로 거듭났다.

선대 경영인들이 닦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초석은 1974년 약 194억달러(약 26조원)이던 국내총생산(GDP)이 2023년 4월 기준(국제통화기금(IMF) 집계) 1조7219억달러(약 2300조4584억원)로 약 88배 성장하며 글로벌 10위권에 자리했다.


한국은 좁다, 이제는 '글로벌'


선대의 유산을 물려받은 후대 경영인들은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영역을 넓혔다. 고 이병철 창업회장에 이어 삼성의 2대 수장에 오른 고 이건희 선대회장은 삼성전자를 오늘날 초일류 기업으로 이끈 장본인이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든 걸 바꾸라"며 경영진에 혁신 DNA를 심은 그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안일했던 삼성 기업 문화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왔고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1위 삼성전자를 이룩하는 기폭제가 됐다.

2020년 별세한 고 이 회장에 이어 삼성을 지휘하는 이재용 회장은 스마트폰·반도체·TV 등의 1위를 이끌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동반자이자 글로벌 리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종건·최종현 선대회장에 이어 SK그룹을 이끌고 있는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SK하이닉스·SK온 등 통신·화학·반도체·배터리를 아우르는 자산 총액 약 292조원(2022년 기준)의 거대 기업을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씨앗으로 뿌리 내리도록 했다.
한국 경제가 21세기 들어 글로벌 무대를 주름 잡고 있다. 사진은 2023년 초 열린 신년회 참석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최 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경제단체로 거듭난 대한상공회의소 수장도 겸임하며 정부와 경제인의 가교 역할은 물론 국내 기업의 글로벌 무대 진출까지 돕는 등 대한민국 민간 경제 수장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뒤를 쫓던 기업에서 글로벌 무대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강한 추진력을 닮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무대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에 몰두했다.

그의 추진력을 이어받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10년대 이후 전기 및 수소차·자율주행·미래항공모빌리티(AAM)·로봇·달 탐사 등 미래 모빌리티 선두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그의 청사진은 미국과 일본, 유럽 브랜드로 넘치던 글로벌 완성차시장의 중심에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브랜드를 각인 시키는 성과로 나타났다.

고 구인회 LG 창업주의 뒤를 이은 고 구자경 명예회장이 LG를 국민기업의 반열에 올려놨다면 고 구본무 선대회장은 '럭키금성'에서 LG로 사명을 바꾸고 '정도경영' DNA를 내세웠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 이바지와 함께 과정의 정의로움까지 강조하는 정도경영 이념으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고 이는 LG의 미래 전략 기틀이 됐다.

이어 수장에 오른 구광모 회장은 40대 경영인의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했다.

그가 이끄는 LG는 전자·통신·화학·배터리·자동차 전장, 올레드(OLED)에 이어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 등 새 먹거리까지 확보하며 글로벌 LG로 거듭나고 있다.


규제 풀어야 '기업가 정신' 발휘된다


한국 경제가 21세기 글로벌 부대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은 현장 경영에 나선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그룹
70년 만에 '선진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 앞에 또 다시 경제 위기가 찾아왔다. 내수·수출이 동반 부진한 가운데 각종 경제지표도 하향세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3%다.

이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2009~2011년)와 최근 3년 동안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등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실적이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을 일으킨 국내 기업의 저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합을 맞춰야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선대 기업 경영인들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탁월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의 주춧돌을 마련했다"며 "후대 경영인들은 혁신을 더해 영역을 넓히려 하지만 각종 규제에 발목이 잡혀 위기 극복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비슷한 입장이다. 성 교수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기업의 혁신과 생산성 향상, 위험 관리라는 세 개의 키워드가 맞물려 유기적인 경영이 실현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초창기 기업은 활발한 외자 유치와 수출을 통해 자본을 축적하며 몸집을 키웠지만 현재의 기업 경영은 규제 이슈와 늘 평행선을 달려 쉽지 않다"며 "앞으로 정부가 각종 규제를 어떻게 적용하고 바꾸는지에 따라 기업의 위기 대응과 성장 전략도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성
김창성 [email protected]

머니S 김창성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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