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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유럽연합(EU)에 이어 한국에서도 광고 없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메타에 따르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은 이달부터 유럽연합(EU), 유럽경제지역(EEA) 및 스위스 이용자들에게 월간 구독료를 지불하고 광고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 기존처럼 무료로 이용하려면 '맞춤형 광고' 활용에 동의하면 된다.
구독료는 PC 버전의 경우 월 9.99유로(약 1만4300원), 모바일 버전은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 수수료를 포함해 12.99유로(약 1만9000원)로 책정됐다. 2024년 3월1일부터는 추가 연결된 계정에도 PC 월 6유로(약 8600원), 모바일 월 8유로(약 1만1450원)를 청구할 방침이다. 구독 서비스는 만 18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정책은 EU 개인정보 보호규정(GDPR)을 준수하기 위해 마련됐다. GDPR은 EU나 EEA에 적용되는 사생활 및 개인정보 보호 규제다. EU는 사용자의 디지털 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이른바 '맞춤형 광고'를 표시하기 전 사용자 동의를 구할 것을 요구해 왔다.
특히 아일랜드는 지난 5월 메타에 GDPR 위반으로 12억유로(1조 7150억여원) 규모 과징금을 부과했으며 EU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는 지난 7월 메타에 특정 상황에서 맞춤형 광고를 보내기 전 이용자 동의를 얻으라고 명령했다.
한국도 메타를 둘러싼 개인정보 활용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메타는 지난해 이용자 동의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혐의로 308억원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에 불복한 메타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건은 지난 9월 21일 1차 변론을 마쳤다.
메타는 이용자가 개인정보 제공을 거부하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서비스 가입을 못하도록 해 올해 2월 개인정보위로부터 66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회사는 이마저도 불복해 개인정보위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맞춤형 광고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는 온라인 맞춤형 광고와 관련돼 정보 수집과 활용 부문에 걸친 기준안으로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제재나 분쟁시 지침이 된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규제책으로 인식되고 있다.
메타의 유료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도입이 한국 등 다른 국가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국내 맞춤형 규제가 강화되면 메타가 광고 버전의 대안 중 하나로 EU 지역과 마찬가지로 유료 모델을 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